람사르총회 15년…경남 습지가 죽어간다

김성룡 2023. 4. 16.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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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주요 습지들이 기능을 상실하는 육지화와 생태계 급변에 따른 월동 철새 감소 등으로 제모습을 잃고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 습지보호협약'인 람사르총회(창원)를 개최한 지 올해로 15년째 접어들었지만 기본적인 습지생태계 현황 파악 등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관리에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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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주남저수지·우포늪 등 물길 메마르며 생태계 급변
동식물 줄고 물고기도 폐사…육지화 방지 대책 마련 시급

경남의 주요 습지들이 기능을 상실하는 육지화와 생태계 급변에 따른 월동 철새 감소 등으로 제모습을 잃고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 습지보호협약’인 람사르총회(창원)를 개최한 지 올해로 15년째 접어들었지만 기본적인 습지생태계 현황 파악 등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관리에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 높다.

지난 14일 경남 양산 신불산 고산 습지 취재에 동행한 양산녹색환경연합 박철문 회장이 물길이 끊겨 메말라가고 있는 현장을 가리키고 있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


16일 낙동강유역환경청과 경남도내 시·군 등에 따르면 경남지역 주요 습지 상당수가 정부가 관리하는 습지(습지보호지역)로 지정돼 있다. 경남에는 환경부(6곳)와 해수부(1곳)가 지정한 습지보호지역 7곳, 문화재청 천연기념물 습지 1곳, 보호구역으로 지정이 되지 않은 주남저수지 등 모두 9곳에 이르는 대표 습지가 흩어져 있다.

본지 취재팀이 2008년 람사르총회 개최 15년을 맞아 현장을 긴급 진단한 결과, 상당수 습지에서 물이 마르는 육지화가 심화되고, 생태계 급변 등으로 서식 동식물이 줄거나 물고기가 폐사하는 등 여건이 나빠지고 있었다. 천연기념물 제 346호인 경남 함안 대평늪은 전체 면적의 15~20%에서 육지화가 진행됐고, 한때 습지의 절반을 덮었던 가시연꽃군락도 20% 내외로 줄었다. 이 곳은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인 가시연꽃 물옥잠 자라풀 등 희귀식물이 자생하는데, 수년 전부터 일반 연꽃군락이 확대되면서 상징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2008년 제10차 람사르총회가 열려 국내 대표 습지로 부상했던 경남 창원의 주남저수지는 극심한 생태계 변화로 몸살을 앓는다. ㈔한국물새네트워크에 따르면 고방오리 안락오리 쇠오리 등 월동 오리류는 10년 전 3000~4000마리나 됐지만 현재 90% 감소한 300~400마리가 월동한다. 물고기 치어를 잡아먹는 민물가마우지는 5년 전 200~300마리에서 올해는 3000마리나 찾아와 어민 피해가 커지고 있다. 한국물새네트워크 이기섭 대표는 “민물가마우지 개체수가 느는 것은 전국적인 골칫거리다”고 밝혔다. 람사르등록습지인 우포늪도 수년전부터 원인모를 물고기 폐사 사태가 반복된다. 일부 전문가는 4대강 사업으로 보가 생긴 후 낙동강에서 늪으로 자연범람이 사라지면서 생긴 일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양산 신불산은 고산 습지의 ‘심장’인 이탄층이 등산화에 밟히는 ‘답압현상’으로 곳곳이 훼손됐다. 이탄층은 낙엽 등이 썩어 쌓이는 정도로 습지의 나이를 가늠할 수 있는데 1㎝ 쌓이는데 100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 화포천습지도 육상화가 심각하다. 생태학습장 주변에 수년 전부터 키 큰 아카시아, 버드나무 군락이 세력을 넓히는 중이다. 전체 면적의 30~35% 이상의 습지에서 육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민간 습지교육장을 운영하는 이인식 우포자연학교장은 “인위적인 변화로 인해 우포늪과 같은 우수한 습지가 위기를 맞고 있다”며 “습지 관리 실태는 그 나라 환경수준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항구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해시 관계자는 “시 차원에서 화포천 습지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육지화 방지를 위해 4년 전 물억새뿌리를 옮겨 심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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