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은 아직도 눈물을 흘린다…세월호 9주기 기억식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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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파서 밥을 못 먹을 때였어요. 뉴스를 보고 호흡 곤란이 왔었어요. 다시 밥을 못 먹게 됐습니다."
4·16연대는 이날 오후 4시16분에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세월호 참사 9주기 시민기억식(기억식)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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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서울 시내 유일 기억공간 사라질 위기
"안전한 공간에서 애도와 치유 원해"
"슬퍼하기 위해, 잊지 않기 위해 왔다"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몸이 아파서 밥을 못 먹을 때였어요. 뉴스를 보고 호흡 곤란이 왔었어요. 다시 밥을 못 먹게 됐습니다."
"선명하게 기억나요. 초등학교 6학년이었고 학교 텔레비전으로 전원 구조됐다는 뉴스를 봤어요."
세월호 참사 9주기인 16일 오후 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공간'.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9년이 지난 이날까지 참사 당일을 선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정수아(22)씨는 학교 수업 중 사고 소식을 접했다고 했다. 그는 "나보다 언니 오빠였던 분들이 지금은 나보다 동생이 됐다. 언니 오빠이자 동생분들을 기억하려고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온 김태정(51)씨는 "세월호 참사 당시 밥도 못 넘길 만큼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서서히 회복 중이었는데 뉴스를 보고 다시 음식을 못 넘기게 됐다. 회복한 지 6개월 정도 됐고, 드디어 이곳을 찾았다"고 전했다.
4·16연대는 이날 오후 4시16분에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세월호 참사 9주기 시민기억식(기억식)을 열었다. 몸에 노란색 물건을 하나씩 지닌 100여명의 추모객들이 기억식에 참석했다.
기억식이 시작되기 직전 세월호 추모곡인 '천개의 바람'이 흘러나오자 서울시의회 앞 인도까지 들어찼던 헌화 줄이 사라지고 추모객들이 한데 모였다. 추모객들은 차분하고 엄숙한 얼굴을 하고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자리를 지켰다. 추모객 중 일부는 이따금 손수건으로 눈물을 찍어냈다.
기억식은 오후 4시16분에 맞춰 시작됐다.
이날 기억식에서 4·16연대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기 위해 서울시 내에 유일하게 남은 기억공간이 사라질 처지에 놓였다고 성토했다.
이수민 4·16연대 활동가는 "저희는 상실에 대한 제대로 된 애도와 치유를 원한다. 그런데 그 치유와 애도의 공간이 위태롭다"며 "저녁 8시까지 운영되는 공간이지만, 서울시의회 측에서 저녁 6시가 되면 전기를 끊는다. 저희는 어두운 공간에서 불을 밝혀가며 공간을 유지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는 10주기에는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안전한 공간이 마련돼 피해자를 온전히 추억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의회와 4·16연대는 지난 1월 세월호 기억공간 존치와 관련한 최종 협의를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의회는 기억공간에 전기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한 것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전기를 제한적으로 공급(오전9시~오후6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억공간과 관련해 4·16연대 쪽과 어떤 논의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입을 모았다.
기억식 내내 눈물을 훔쳤던 김윤정(55)씨는 "세월호 참사 때마다 가슴이 미어지는 것을, 이 일로 함께 슬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방법이 이곳에 오는 것이었다"며 "제가 점 하나라도 찍어서 사람들이 참사를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유가족들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억하고 있다, 잊지 않을 것이다'라는 제 다짐이 유가족들에게 전달되길 바란다"고 했다.
당시 대학교 2학년이었다는 김혜원(30)씨는 "참사가 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슬픔을 오랫동안 끌고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슬퍼서 왔다기보다는 슬퍼하기 위해, 잊지 않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전했다.
한편 4·16연대에 따르면 이날 추모식에는 이날 오후 5시 기준 400여명의 추모객들이 기억공간을 찾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f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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