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폐플라스틱 재활용 선별장 자동화가 대세..아직 갈길 멉니다"
프랑스 환경기업 베올리아 국내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장
연간 2.5만t 플라스틱 처리..광학선별기 6대로 자동분류
현대화설비 극소수.."재활용률 70% 달성하려면 자동화해야"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환경을 생각한다면 재활용 선별장의 대형화, 자동화는 불가피합니다. 아직 갈 길이 멉니다.”
14일 오전 10시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플라스틱 재활용 업체 DH리사이클링에는 대형 트럭들이 줄지어 들어섰다. 이들 트럭들은 사업장 입구에서 무게를 재고 한켠에 마련된 곳에 가득 싣고 온 폐플라스틱을 쏟아냈다. 대다수가 인근 용인시와 수원시 지자체에서 수거된 재활용 플라스틱들이다. 이곳은 프랑스 환경기업 베올리아가 합작 투자 회사 형태로 2013년 11월 설립됐다. 현재는 베올리아가 100% 지분을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6대 광학선별기로 플라스틱 자동분류..시간당 11.5t 처리
공장 내부로 들어가자 기계에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굉음에 대화조차 불가능하다. 컨베이어 벨트들은 쉼없이 각종 플라스틱 제품들을 실어나르고 있다. 간단한 세척 작업을 거친 폐플라스틱들은 6대의 광학선별기를 통과하면서 종류대로 나뉜다. 플라스틱 재질과 색상을 근적외선과 가시광선으로 분석해 유색 및 투명 페트(PET), 폴리에틸렌(PE), 폴리스티렌(PS), 폴리프로필렌(PP) 등을 골라낸다.
컨베이어 벨트는 1분당 65~70m 속도로 광학자동선별기를 통과한다. 너무 빨라 지켜보기만 해도 어지러울 지경이다.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선별된 플라스틱에 강한 압축 공기를 쏘아 날려버리는 방식으로 플라스틱을 분류하고 있다. 시간당 처리 물량만 11.5톤(t)에 이른다.
베올리아코리아 관계자는 “빛을 쏘면 플라스틱 종류에 따라 굴절률이 다른데 이를 통해서 플라스틱을 선별하고 있다”면서 “한 차례 분류 작업을 한 뒤 재투입 과정을 거쳐 선별률을 높이고 있다. 선별률은 85~95% 정도”라고 설명했다.
최병찬 DH리사이클링 사장은 “최종 검수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사람이 직접 해야 하는 부분이 있겠지만 자본이 투입되고 기술이 발전되면 사람이 직접 수작업해야 하는 부분이 줄어들 수 있다”면서 “수작업을 하다보면 깨진 유리 등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데 안전·보건 등 작업 환경이 개선되는 효과도 크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재활용 선별장이 최근 자동화, 대형화되는 추세라고 입을 모은다. 분류 작업의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이고 규모의 경제를 갖추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과거 사람이 직접 수선별할 때는 한 달에 500~600t만 처리해도 충분했다면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자동화 설비를 갖추면 1000~3000t 처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전했다. DH리사이클링은 연간 2만5000t의 플라스틱을 처리하고 있다.
그는 “예전에 전국적으로 무허가 업체까지 재활용 선별사업장이 120~130개 정도였는데 그 수도 많이 줄었다”면서 “결국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는 영세업체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재활용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2025년까지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70%로 목표하고 있는데 현재 국내 재활용률은 55% 남짓으로 알고 있다”면서 “정부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민간 부문 투자와 선별 시설의 현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나 (hjin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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