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정밀기계기술로 `퀀텀점프` 길 열자
양자 컴퓨터는 고전 컴퓨터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여 특정한 유형의 계산작업의 경우에는 기존 컴퓨터를 압도하는 성능을 보여준다. 특히 암호학, 의료, 재료과학 분야에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미래 첨단 핵심기술 중 가장 중요한 연구 분야이다.
양자역학의 원리로 작동하는 양자 컴퓨터는 '양자 중첩'과 '양자 얽힘'이라는 중요한 두 가지 개념, 즉 양자 중첩은 양자비트(큐비트)가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음을, 양자 얽힘은 큐비트들이 상호 의존적인 상태라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을 계산에 활용한 것이다.
양자 컴퓨터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물리학, 전자공학, 컴퓨터 공학뿐만 아니라 기계공학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그중에서 나노·반도체 분야에서의 기계공학의 성과를 바탕으로 양자 컴퓨터 개발에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분야의 정밀기계기술을 예를 들면 나노미터 선폭의 구현에 필수적인 화학기계 연마공정인 CMP(반도체 표면의 미세한 요철을 평탄화하는 공정) 기술, 소자의 패키징 기술, 초박형 웨이퍼 핸들링 기술, 생산성 향상과 불량 감소를 위한 정밀기계 측정제어, 신뢰성 평가, 열 해석, 장비구조 해석 설계, 디지털 노광 기술 등 수없이 많다.
나노분야의 정밀기계기술의 예로서는 메카트로닉스 기술과 나노과학을 융합해 값싸고 대량으로 고속으로 나노 제품을 만들어내는 한국형 나노 생산 기술 개발로 반도체 등의 나노전자소자, 정보저장장치, 디스플레이, 나노광학 소자 및 필름, 에너지, 바이오 소자 등의 개발에 응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십 나노미터 해상도의 메타 표면을 고굴절 재료를 이용하여 도장을 찍듯이 간단히 프린팅하는 가공기술(나노임프린트공정)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차세대 5G·6G 통신 및 디스플레이, IoT·모빌리티 센서, 국방스텔스 등 주요산업 분야를 선도할 기술인 메타물질 관련 기술개발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성과들이 양자과학기술 개발에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양자컴퓨터의 구성은 양자 현상을 구현하는 양자 게이트 칩(QPU)을 제외하면 문제 입력을 수행하는 프론트 엔드, 펄스 제어장치, 측정 장치 등은 모두 기존의 실리콘 기반의 반도체 칩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존 전자·기계장치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성능의 반도체 칩이 개발이 요구된다.
또한 양자 게이트 칩과의 접합점에서 인풋(Input)·아웃풋(Output) 정보 통신을 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많다. 양자 컴퓨팅으로 얻은 정보를 노이즈 및 왜곡없이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기계공학 기반의 소자·소재·공정 연구가 자연스럽게 수반된다.
양자과학기술은 컴퓨팅, 센싱, 정보보안, 소재개발 등 다양한 기술로 나눌 수 있다. 극저온기술, 초고진공기술, 초정밀 진동제어, 나노생산기술, 시스템 기술 등 실험실 수준의 기술개발을 떠나 상용화를 위한 양산기술 기술개발을 위해서는 초반부터 정밀 기계기술 개발이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
기계공학 기반의 나노·반도체 기술은 소재의 결함을 최소화하고, 나노-마이크로 스케일에서의 시스템 열관리를 통하여 양자 컴퓨터의 성능 및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정부도 양자과학기술을 국가, 안보, 공급망 측면에서 반드시 확보해야 할 12개 국가전략기술의 하나로 선정하고 최근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20여년 전부터 투자하고 있는 미국 등 선도국과 비교하면 5년 이상 기술격차가 나고 있다.
그럼에도 양자산업화가 본격화되지 않아 우리나라가 기술선도국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의 창'이 열려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가진 우수한 정밀기계 기술은 양자과학기술 도약의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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