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과 명승부' 홍명보 감독 "이것이 K리그가 추구해야 할 방향"[대전톡톡]
[OSEN=대전, 고성환 기자] "오늘 경기가 K리그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울산 현대는 16일 오후 4시 30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7라운드에서 대전하나시티즌에 1-2로 패했다.
이로써 울산은 시즌 첫 패배를 맛보며 개막 후 7연승이라는 대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울산은 승점 18점(6승 1패)으로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이날 울산은 전반 9분 수비 지역에서 공을 뺏기며 이진현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 19분 루빅손이 동점골을 터트리긴 했지만, 전반 종료 직전 이현식에게 추가 실점하며 다시 끌려갔다. 울산은 끝까지 대전 골문을 두들겼으나 이창근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와 골대 불운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은 "양 팀 다 좋은 경기를 했다. 템포도 빨랐고, 유기적이었다. 재밌는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 입장에서는 두 번째 실점이 조금 아쉽다. 전반을 잘 마무리했어야 하는데 실점하면서 후반에 쫓기게 됐다. 여러 번 찬스가 있었지만, 득점하지 못했다. 대전도 잘했고, 우리 선수들도 패했지만 잘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 다음은 홍명보 감독과 일문일답.
- 대전의 압박에 고전했는데.
상대 압박이 빠르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다만 중원에 공간이 많아서 후반에 그 공간을 활용하려 했다. 전반에는 측면 선수들의 높낮이 설정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다보니 상대에게 압박당하는 경우가 많았고, 실점까지 내줬다. 대전이 준비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도 나름대로 파악하곤 있었지만, 선수들이 조금 지쳐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별히 문제될 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경기 운영하는 데 아쉬움은 있었다.
- 후반 시작과 동시에 김태환을 빼고 조현택을 투입하면서 설영우 위치를 바꿨다.
측면 수비수로는 이명재와 설영우, 김태환, 조현택이 있다. 수비 조직력 면에서는 시간이 더 지나면 현택이가 더 잘할 것이다. 그 전까지는 계속 이런 식으로 나가야 할 것 같다. 설영우는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다 볼 수 있다. 큰 지장 없다. 다만 팀을 위해 어느 방향이 나을지는 계속 생각하면서 잘 준비해야 한다.
- 시즌 첫 멀티 실점이다. 다음 경기가 동해안 더비인데.
시즌 첫 패배인 만큼, 선수들 심리나 분위기가 침체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6경기를 이긴 것만으로도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대전 원정이 워낙 어렵기도 하다. 오늘 패배가 우리 선수들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들에 대한 믿음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 양 팀 모두 물러서지 않는 경기를 펼쳤다. 보기 드문 경기인데.
매주 이런 경기를 하면 선수들이 20경기 정도 뛰고 힘들어서 못한다. 다만 오늘 경기가 K리그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강팀을 만났을 때 내려앉아 역습만 노리는 축구보다는 대전이 보여준 축구가 좋은 선례가 아니지 않나 싶다. 양 팀 모두 재미있고 빠른 경기를 했다.
- 개막 7연승이 저지되면서 홀가분한 표정.
6번 이긴 것만 해도 선수들에게 고맙다.
- 친분 있는 이민성 감독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민성 감독은 나이에 비해 지도자 경험도 많고, 코치 생활도 많이 했다. 프로팀, 대표팀에 모두 있었다. 충분히 준비된 지도자다. 올해가 K리그1 첫 시즌이지만, 앞으로도 리그에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감독이 되리라 생각한다.
- 다음 경기가 까다로운 상대 포항이다.
아직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오늘 경기까지만 생각했다. 이제부터 생각을 좀 해봐야 한다.
- 주민규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주민규에 대한 타이트한 수비가 있었다. 그의 활동 반경을 막는 수비 위치 선정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골은 넣진 못했지만, 팀플레이를 보면서 우리 팀에 많이 적응했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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