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껏 몰랐어, 돈 된다는 걸”...슈퍼리치가 호시탐탐 노리는 이것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3. 4. 1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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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금리 5.99% → 3%대 하락
이자까지 고려하면 16% 수익률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올해에도 적자가 우려되는 한국전력이 향후에도 대량의 한국전력 채권(한전채)를 발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벌써 올해 현재까지 7조원이 넘는 한전채가 시장에 나왔다. 한국전력은 지난해부터 대규모 적자가 지속되면서 연료비 등 비용을 채권 발행을 통해 충당해왔다.

한전채 발행 규모가 커질수록 자금 시장은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우량물인 한전채가 시장의 수요를 흡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 채권 투자자들의 경우에는 한전채 매수를 위한 대기 수요가 상당한 상황이다. 전기요금 인상 수준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적자 규모가 커지고 이는 한전채 발행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말 발행된 한전채의 이자 수익을 고려한 연 환산 세전 수익률은 16%에 달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 따르면 이달 들어 증권사 창구를 통해 한전채 매수 관련 문의가 늘고 있다고 한다. 한전채는 사실상 정부가 지급을 보증한 초우량 채권이다. 부도 위험이 없는 상황에서 고금리로 이자 수익 기대가 높아졌다. 한전채는 6개월 주기로 채권자에게 이자를 지급한다.

이자 수익 외 한전채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건 채권 자본(매매) 차익이다. 채권을 통한 수익 창출은 크게 △이자 수익 △자본 차익 두 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 예·적금처럼 채권을 보유함에 따라 만기까지 표면금리에 따른 이자를 지급받을 수 있다. 한편 시중 금리 변동에 따라 한전채 가격이 장외 유통시장에서 변동되기에 매수 시점보다 한전채 가격이 올랐을 경우 중도 매매해 수익 실현에 나설 수도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향후 전기요금 정상화로 한국전력 실적이 흑자전환에 성공하게 되고 기준금리 또한 인하 사이클로 돌아가게 되면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가격 상승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기업 임원도 “지난해 말 한전채를 산 이후 수익률이 괜찮은 상황”이라며 “만족스러운 금리 수준의 상품이 시장에 나온다면 추가 매수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말 고금리 수준에 발행된 한전채를 매수한 이들의 경우 현재 수익률이 쏠쏠한 상황이다. 작년 11월 8일 발행된 한전채(1309)를 24억원가량 매수한 고액 자산가 A씨의 장외시장 기준 평가차익만 1억4160만원에 달한다. 액면가가 1만원이었던 한전채의 유통 가격이 1만590원대로 올라 매매차익으로만 5.9% 수익률을 올렸다. 당시 해당 한전채의 발행금리는 5.99%였는데 최근 민평 기준 금리는 3.77%까지 내려갔다.

채권의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기에 해당 기간 시중금리 하락으로 한전채 수익률이 뛴 셈이다. 금융투자소득세가 2년 동안 시행이 유예되면서 당분간 채권의 자본차익에 대해 비과세가 유지된다. 때문에 세금 부담이 큰 고액 자산가들의 경우에도 채권 매도 시 온전히 수익금을 손에 쥘 수 있다.

이자까지 고려할 경우 총 수익률은 더욱 뛰게 된다. 삼성증권의 시뮬레이션 결과 2년물인 한전채(1309)의 이자 수익을 고려한 연 환산 수익률은 세전 16.16%에 달했다. 3월 말 기준 한전채 발행금리 수준으로 매각을 해도 연 환산 세전 14.53%의 수익이 기대된다.

레고랜드발 채권 시장 불안감 확대에 지난해 말 최고 5.99%까지 치솟았던 한전채 발행 금리는 이후 올해 초 3.5%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3월 이후 4%에 근접하게 발행금리가 오르면서 매력적인 채권 투자 금리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30일 발행된 한전채의 금리는 3.99% 수준이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전기요금 인상이 쉽지 않을 경우 사채 발행을 통한 추가 자금 조달이 가능한 구조로 과다 공급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작년 하반기 5%대 후반의 고금리인 한전채가 과다 공급되면서 국내 채권 시장의 수요를 잠식하고 국채, 크레딧 금리의 동반 상승을 유발했던 상황이 재현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사채의 경우 한전을 비롯해 몇몇 공공기관의 손실 보전, 정책 지원을 위한 발행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선 한전채 발행 금리가 오를수록 오히려 투자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금리 이자 수익과 더불어 향후 한국전력 실적이 안정화됐을 때 매매 차익까지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중은행을 포함한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회사의 이벤트 가능성도 낮다고 판단한다”며 “현 수준 한전채 금리는 가격 메리트(장점)가 있다고 판단되며 향후 추가 금리 상승 시 추가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선 지난해 말처럼 한전채 발행 금리 수준이 급격히 뛰진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시중 금리는 고점 수준에서 밴드를 형성하고 있다”며 “발행 금리가 조금 높아질 순 있어도 급격히 오를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전력은 올해에도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결과를 보면 한국전력은 올해에도 9조6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적자 규모는 32조원이다. 흑자전환이 예상되는 시점은 2024년으로 전기요금 현실화 및 원가 부담 완화로 인해 2조원대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 주가는 이달 12일 기준 올해 14% 하락했다. 지난 2016년 기록한 역사적 고점에선 70%나 주가가 떨어졌다. 증권업계에선 한국전력 주가가 상승하기 위해선 요금 규제 불확실성 해소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원가 수준이 지속된다고 가정할 경우 연간 기준 흑자 달성은 쉽지 않다”며 “전기요금 규제가 정상화되는 수준에 따라 실적 회복 속도가 결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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