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9년이 지나도 아리네요" 그때 슬픔 그대로 팽목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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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이나 지났지만 어제 일처럼 아직도 마음이 아리네요."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은 16일 전남 진도군 팽목기억관을 찾은 추모객 서경순(57) 씨는 희생자들의 사진 앞에서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서씨처럼 9년 전 참사를 기억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수많은 추모객이 이날 팽목항을 찾았다.
팽목항은 참사 당시 구조 활동이 이뤄지던 곳으로 희생자들의 시신이 옮겨진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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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올려두고 리본 묶고, 각자 방식으로 희생자 추모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9년이나 지났지만 어제 일처럼 아직도 마음이 아리네요."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은 16일 전남 진도군 팽목기억관을 찾은 추모객 서경순(57) 씨는 희생자들의 사진 앞에서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비슷한 또래의 자녀를 키우는 서씨에게 하늘의 별이 된 단원고 학생들의 모습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그는 "자식을 키우는 엄마의 마음으로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9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마치 어제 일어난 일처럼 슬픔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이렇게 마음이 아픈데 희생자 부모들은 어떻게 마음을 추스르고 사시는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서씨처럼 9년 전 참사를 기억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수많은 추모객이 이날 팽목항을 찾았다.
팽목항은 참사 당시 구조 활동이 이뤄지던 곳으로 희생자들의 시신이 옮겨진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팽목항 방파제 난간에서 바닷바람에 나부끼는 수많은 빛바랜 노란 리본들이 9년 전 그날과 오늘을 잇는 매듭이다.
추모객들은 노란 리본 옆을 천천히 걸으며 야속한 바다를 묵묵히 바라봤다.
추모 조형물 앞에는 누군가 가져다 놓은 햄버거와 음료수도 놓였다.
피지도 못하고 져버린 희생자들에게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듯했다.
어떤 이는 방파제에 희생자 이름 초성을 새기는 것으로, 어떤 이는 종교적 위령제를 지내는 것으로 참사 9주기의 하루를 보냈다.
방파제에 리본을 묶은 조소연(28)·강혜승(28) 씨는 "하늘에서는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리본을 묶었다"며 "세월호를 계속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게 주의 깊게 주변을 살피고, 제도적으로도 (안전장치를) 만들겠다고 (희생자들에게) 약속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일부 유가족들은 이날 세월호가 침몰한 진도 맹골수도 해역을 찾아 선상 추모식을 열었다.
세월호 침몰 지점을 나타내는 노란 부표에 국화 한 송이를 던진 유가족들은 마르지 않은 눈물을 흘렸다.
시민사회도 세월호 선체가 거치된 목포신항과 팽목항 등에서 기억식을 열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다짐했다.
세월호 광주시민상주모임 관계자는 "그날을 기억하기 위해 우리는 망각과 싸우고 있다"며 "잊지 않겠다. 행동으로 기억하겠다"고 낮지만 강한 목소리로 약속했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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