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 음주사고 엄벌해야”...사흘만에 진정서 5000건 모았다
대전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 내 음주운전 사고로 숨진 배승아(9)양 유족이 가해자에 대해 합당한 처벌을 촉구하는 진정서 작성을 시민들에게 요청한 지 사흘 만에 5000건에 달하는 진정서가 모아졌다.
16일 배양 유족에 따르면 유족이 지난 13일 밤늦게 대전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해자가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진정서 작성에 동참해 달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엄벌 진정서 양식을 올렸다. 배 양의 사촌은 “많은 분의 따뜻한 조의와 추모의 마음에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며 “억울하게 떠난 우리 승아가 잊히지 않는 것이,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이 목표다.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싸우겠다”고 적었다.
이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면서 14일 하루 만에 1500건이 넘는 진정서가 접수됐다. 16일 오후 6시 현재까지 진정서가 사흘여 만에 총 5000건 가량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유족 측에 전달된 것으로 파악됐다. 네티즌들은 “동참했다. 힘내시라” “꼭 많이 모으시라. 많이 알리겠다” 등 응원하는 댓글을 올리며 배양 유족을 위로했다.
배양 오빠(26)는 16일 오후 본지 통화에서 “음주운전이 엄벌을 받는 판례를 남겼으면 좋겠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승아를 기억해주고 도와주신 데 정말 감사드린다.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그리고 음주운전이 세상에서 없어지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일 오후 2시 21분쯤 대전 서구 탄방중 인근 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차량이 도로 경계석을 넘어 인도로 돌진, 길을 걷던 배양이 중상을 입고 치료를 받다 다음날 새벽 숨졌다. 함께 있던 9∼11세 어린이 3명도 차에 치여 다쳤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만취상태로 운전하다 사고를 낸 가해자에 대해 강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지난 13일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스쿨존 내 음주운전은 살인 운전”이라며 전직 공무원인 가해자의 신상 공개를 촉구했다. 이어 현행법상 신상 공개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나오면 악성 음주 운전자 신상 공개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미래를 위한 청년 변호사 모임도 지난 12일 성명을 통해 “음주운전에 대한 높은 법정형이 실제 무거운 처벌로 이어지도록 양형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며 스쿨존 내 음주 교통사고에 대한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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