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현·이현식 연속골’ 대전, 울산 개막 7연승 제동

황민국 기자 2023. 4. 1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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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이현식(가운데)이 1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7라운드 울산과 홈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이진현(오른쪽) 등 팀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축구 특별시’ 대전발 승격팀 돌풍이 매섭다. 오랜만에 1부로 돌아온 대전 하나시티즌이 울산 현대의 개막 7연승에 제동을 걸었다.

이민성 감독(50)이 이끄는 대전은 1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K리그1 7라운드 울산과 홈경기에서 이진현과 이현식의 연속골을 묶어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승점 14점을 확보한 대전(4승2무1패)은 FC서울(4승1무2패)을 승점 1점차로 따돌리며 3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2부 시절부터 시작된 안방 무패를 10경기(7승3무)로 늘린 것은 덤이었다.

반면 7경기 만에 첫 패배(6승)를 떠안은 선두 울산은 2위 포항 스틸러스(4승3무)와 승점차(3점)를 벌릴 기회를 놓쳤다.

이날 경기는 울산의 개막 7연승 달성 여부로 관심을 모았다.

40년 K리그 역사상 개막 7연승은 수원 삼성(1998년)과 성남 일화(2003년·현 성남FC)만 달성한 업적으로, 그해 두 팀 모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공교롭게도 그때 모두 준우승했던 울산은 우승 보증수표인 7연승을 거두겠다는 각오로 나섰다.

그러나 8년 만에 1부로 돌아온 대전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승격팀은 수비 축구라는 선입견과 달리 K리그1 최다골(16골)을 자랑하는 대전의 힘이 울산을 눌렀다. 직전 경기인 수원FC전에서 3-5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전의 미드필더 듀오인 이현식과 이진현이 승리를 이끈 일등 공신이었다. 팀 사정에 따라 이현식이 측면 수비로 포지션을 바꿨지만 두 선수가 나란히 울산의 심장에 비수까지 꽂았다.

이현식이 전반 9분 상대 진영 코너 부근에서 뺏은 공을 이진현에게 연결해 선제골을 도운 것이 시작이었다. 자신감을 얻은 두 선수는 전반 막바지 울산의 추격을 뿌리치는 결승골도 합작했다. 이번에는 반대로 이진현이 때린 공이 티아고 몸에 맞고 흘러나온 것을 이현식이 감각적인 오른발슛으로 밀어 넣었다.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비엔나 출신인 이진현은 올해 대전의 공격을 진두 지휘하고 있다. 이날 절묘한 왼발 감아차기 선제골을 넣어 공격 포인트 공동 1위(2골·4도움)에 올라섰다. 이현식은 원래 수비 재능으로 먼저 인정받았지만 수원FC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로 킬러 본능까지 일깨웠다.

이들 모두 파울루 벤투 전 축구대표팀 감독 시절 태극마크를 달았던 공통점이 있는데 이젠 ‘클린스만호’에도 승선할지가 관심사다.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이 잠시 유럽파 점검을 위해 떠났지만, 차두리 테크니컬 어드바이저와 마이클 킴 코치가 이날 현장에서 이들의 활약을 지켜봤다.

울산도 경기가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승리를 포기하지 않았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반 18분 동점골을 터뜨린 루빅손이 후반 42분 결정적인 찬스를 놓친 것이 아쉬웠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1만 6359명의 팬들은 양팀의 화끈한 공격 축구에 시종 뜨거운 응원을 펼쳤다. 대전 팬들은 경기 후 ‘잘가세요’라는 문구의 플래카드와 함께 응원가를 부르며 승리를 자축했다.

이민성 대전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온전히 다 했다”며 “최선의 수비가 공격이라고 말하지 않나. 앞으로도 이런 (공격)축구를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7연승에 실패한 홍명보 울산 감독은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침체될 수 있지만, 앞에 6경기를 다 이긴 것만 해도 충분히 잘했다. 대전 원정은 정말 어려운 곳이다. 경기력은 만족한다. 선수를 향한 믿음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전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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