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엇갈린 금리 전망… 월가 "더 오른다" 옐런 "인상 불필요"
0.5~0.75%p 인상 전망 내놔
연준 의장 지낸 옐런 반대입장
"은행 위기로 대출 감소 효과"
외신에 따르면 다이먼 CEO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 겸 CEO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고금리 지속 전망을 내놨다. 연준이 연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 전망은 그저 백일몽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반면 옐런 재무장관은 은행위기로 인해 은행들의 대출기준이 강화되고 있어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이 불필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연준, 0.5~0.75%p 추가 금리인상"
15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JP모간의 다이먼은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과 고금리 연장 가능성에 대비하지 않는 투자자들과 기업들은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이먼은 14일 분기실적과 관련해 애널리스트들과 가진 전화회의(컨퍼런스콜)에서 "금리가 지금보다 더 오르고, 이렇게 오른 금리가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내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다가는 낭패를 볼 것이란 경고다.
블랙록의 핑크 CEO도 한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좀체 떨어지지 않을 것이어서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비관했다.
핑크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오래, 더 끈끈하게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연준은 아마도 계속해서 0.5%p, 어쩌면 0.75%p 금리를 더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시장에서는 스트레스가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지역은행 대출 감소와 경기침체
14일 분기실적을 발표한 JP모간,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대형은행들은 고금리 덕에 이자 장사를 해 배를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주들이 은행위기 이전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대형은행에 몰린 덕에 이들은 예금 규모가 크게 늘었고, 연준의 금리인상을 핑계로 대출금리는 높게, 예금금리는 낮게 책정해 상당한 예대마진을 챙겼다.
그러나 지역은행들은 사정이 다르다. 이들이 보유한 국채를 비롯한 채권 평가액이 금리상승으로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은행위기를 겪었다. 결국 지역은행들이 예금인출을 대비해 대출기준을 지금보다 더 강화하고, 대출을 줄이는 것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지역은행들은 미 가계·기업대출을 책임지고 있어 이들의 대출 위축은 미 경제를 침체로 몰고 갈 수 있다.
다이먼은 비록 '신용붕괴'까지는 아니더라도 은행들의 대출이 지금보다 더 팍팍해질 것이라면서 금융여건이 팍팍해지면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 "은행 대출 위축, 금리인상 효과"
반면 옐런 장관은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지난달 10일 실리콘밸리은행(SVB), 12일 시그니처은행 붕괴로 촉발된 지역은행 예금 인출 사태, 은행위기가 지금은 안정을 찾았다면서도 은행들은 앞으로 좀 더 신중한 행보를 걸을 수밖에 없게 됐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은행위기 이전에 이미 은행 대출 기준이 일부 강화되고 있었다면서 은행위기로 예금 인출에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화됨에 따라 대출 기준은 지금보다 더 강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옐런은 은행들의 대출 기준이 강화되면서 대출이 엄격해지면 마치 금리인상과 같은 효과를 내기 때문에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이 불필요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옐런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전임자로 연준에서 잔뼈가 굵은 경제학자이기도 하다. 은행 대출이 줄면 시중 유동성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중앙은행 금리인상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금리인상이 은행 대출을 줄여 시중에 도는 돈의 규모를 줄이는 수단으로 동원되기 때문이다.
옐런은 또 미 인플레이션을 유발한 요인이 미 노동시장 수급불균형 말고도 우크라이나 전쟁, 식량·에너지 가격 상승, 팬데믹 기간의 공급망 차질 등 다양하다면서 여러 요인들이 이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옐런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했던 공급망 병목현상이 풀리기 시작했고, 저금리 기조 속에서 폭등하던 집 값도 이제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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