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집어삼킨 미친 공격쇼, “잘가세요” 울산에 첫 아픔 안긴 대전[SS현장]

[스포츠서울 | 대전=정다워기자] 이 정도면 다크호스, 혹은 돌풍의 핵이다.

대전하나시티즌은 1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7라운드 울산 현대와의 경기에서 2-1 승리했다.

앞서 6연승을 달리던 디펜딩 챔피언 울산을 잡은 대전은 14점을 확보하며 3위로 올라섰다.

경기 전 이민성 대전 감독은 “수비적으로도 해봤지만 늘 결과가 좋지 않았다. 오늘도 공격적으로 갈 것이다. 상대가 울산이지만 우리의 경기를 할 것”이라며 울산을 상대로 정면승부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감독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대전은 초반부터 경기의 주도권을 쥐고 울산을 몰아부쳤다. 위에서부터 강하게 상대를 압박하고 공 소유권을 가져오며 상대보다 더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특히 허리에서의 장악 능력이 돋보였다. 주세종이 깊숙하게 내려가 공을 배달하고 이진현과 배준호가 2선과 3선을 오가며 연계 플레이에 가담했다. 1선에서는 레안드로와 티아고가 활발하게 움직이며 공격을 이끌었다.

첫 골도 대전이 만들었다. 전반 9분 오른쪽 측면에서 이현식이 설영우의 공을 빼앗은 뒤 이진현에게 연결했다.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공을 잡은 이진현은 골대 반대편을 보고 정확한 왼발슛을 시도, 골망을 흔들었다.

대전은 전반 18분 루빅손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잠시 흔들렸다. 하지만 전반 추가시간 이현식이 재역전골을 터뜨리며 다시 리드를 잡았다.

전반전 볼 점유율에서 대전은 58%대42%로 울산을 압도했다.

후반 경기 양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후반 초반 15분까지 점유율은 대전이 58%로 울산보다 더 오랜 시간 공을 소유했다.

후반 중반을 지나면서 급해진 울산이 공을 소유하는 시간이 늘어나긴 했지만 대전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특히 막판에는 골키퍼 이창근이 미친 선방쇼를 이어가며 울산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날 경기장에는 1만6359명의 많은 관중이 입장했다. 울산의 원정 팬도 1786명이나 동행했다.

많은 관중이 몰린 경기에서 대전은 화끈한 플레이로 명품 경기를 연출했다. 그것도 리그에서 가장 강한 상대를 맞아 물러서지 않는 경기력으로 돌풍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했다.

경기 막판 대전 서포터는 울산의 상징인 “잘가세요” 노래를 부르며 승리를 만끽했다. 잘 나가던 울산은 대전 원정에서 시즌 첫 패배의 아픔을 겪었다.

이제 대전은 ‘그냥’ 승격팀이 아니다.

weo@sport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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