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현장] “빵 사러 온겨? 잘가세유~” 울산 원정팬 향한 대전의 마지막 인사
[마이데일리 = 대전 이현호 기자] 대전 팬들의 센스 넘치는 걸개가 눈길을 끈다.
대전 하나는 16일 오후 4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7라운드에서 울산 현대를 2-1로 꺾었다. 이로써 4승 2무 1패를 거둔 대전은 승점 14가 되어 4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개막 6연승을 달리던 울산은 승격팀 대전에 발목을 잡혔다. 이로써 울산은 K리그 개막 최다 연승인 7연승 달성에 실패했다. 수원 삼성(1998년), 성남FC(2003년)이 개막 7연승으로 해당 부문 1위에 올라있다.
모두를 놀라게 한 결과다. 대전은 지난해 K리그2에서 힘겹게 승격을 거둔 팀이다. 울산은 지난해 K리그1 우승을 차지한 팀이다. 객관적인 전력상 울산의 승리가 예상됐다. 하지만 홈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에 힘입은 대전은 울산을 가볍게 제압했다.
후반 추가시간 5분이 끝난 뒤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렸다. 대전 서포터스는 기다렸다는 듯이 걸개를 꺼내 흔들었다. 하나는 “빵 사러 온겨?”이다. 대전의 명물 성심당 빵집 투어를 겨냥한 말이다. 실제로 이날 울산 원정팬들은 저마다 성심당 쇼핑백을 들고 경기장에 입장했다.
또 다른 하나는 “잘가세유~”다. 이는 울산 팬들이 홈경기에서 승리한 뒤 상대팀 팬들에게 불러주는 응원가다. 패배한 팀에게 ‘집에 잘 돌아가라’고 놀리는 뉘앙스가 강하다. 이걸 대전이 울산을 향해 충청도 사투리로 내걸었다. 게다가 대전 팬들은 추가시간 내내 휴대폰 플래쉬를 켜고 “잘가세요~ 잘가세요~” 응원가를 떼창했다.
대전-울산 경기 입장 관중 수는 16,359명이다. 경기장 1층이 가득 찼고, 2층도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7연승을 도전한 울산 원정팬 규모도 상당했다. 울산 팬들은 원정석 섹터를 가득 채웠다. 이날 경기만큼은 유럽 어느 구장이 부럽지 않은 분위기였다. 대전과 울산 선수, 팬 모두 명경기를 연출했다.
[대전 서포터스 걸개. 사진 = 마이데일리 DB]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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