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뛰는 기름값… 세수냐 민생이냐 `유류세 딜레마`

문혜현 2023. 4. 1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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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움직임이 나라 안팎으로 심상치 않다.

국제 유가 상승세 속에 국내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이 2주 연속 상승했다.

◇서울 휘발유값 리터당 1700원 돌파, 다시 오르는 유가=1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4월 둘째 주(9∼13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1631.1원으로 전주보다 30.2원 올랐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최근 국제 유가의 상승세에 따라 다음 주 국내 석유 제품 가격도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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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세 인하폭 축소 앞둔 정부
휘발유·경유 오르자 고민 커져
작년 관련 세수는 5.5조나 줄어
추경호 "국민부담 고려해 결정"
지난 주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판매 가격이 동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 16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입구에 유가정보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3일(현지시간)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방문한 미국 워싱턴DC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열린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유가 움직임이 나라 안팎으로 심상치 않다. 국제 유가 상승세 속에 국내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이 2주 연속 상승했다. 경유값도 다시 올랐다.

정부는 막대한 세수 감소분을 보충하기 위해 곧 유류세 조정 여부를 발표할예정이다. 유류세 인하폭을 축소하는 카드를 검토 중이나 유가 상승으로 다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여당과 협의를 거쳐 이번주 중으로 유류세 조정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 휘발유값 리터당 1700원 돌파, 다시 오르는 유가=1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4월 둘째 주(9∼13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1631.1원으로 전주보다 30.2원 올랐다. 휘발유 가격은 주간 단위로 2주째 오름세다. 국내에서 가장 비싼 지역인 서울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29.8원 상승한 1710.1원, 최저가 지역인 울산은 35.6원 오른 1607.7원이었다.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13.5원 오른 1534.3원을 나타냈다. 경유 판매 가격은 지난주까지 20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최근 국제 유가는 미국 에너지부 장관의 하반기 전략비축유 재구매 가능성 시사, 에너지정보청(EIA)의 유가 전망 상향 조정, 러시아의 3월 원유 생산 감소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이번 주 평균 가격은 전주보다 0.9달러 오른 85.6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휘발유 평균 가격은 1.1 달러 내린 100.8달러, 국제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2.5달러 내린 101.3달러였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최근 국제 유가의 상승세에 따라 다음 주 국내 석유 제품 가격도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경호 "유류세, 민생부담 진지하게 고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방문한 미국 워싱턴DC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최근 동행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유류세 운영 방안을 이번 주 중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당과 긴밀히 협의 중"이라며 "국제유가가 높을 때 국민 부담 완화를 위해 한시적으로 탄력세율을 적용해 유류세 인하 조치를 했는데, 4월 말까지 적용하기로 해 (다음 달 이후 운영 방향에 대해)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재정 상황 등도 고려해야 하지만 최근 OPEC+(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에서 감산을 결정해 국제유가 불확실성이 커졌기에 그에 따른 민생 부담도 다시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는 휘발유 25% ·경유 37% 유류세 인하 조치를 시행 중인데, 인하 폭을 이보다 축소하면서 단계적으로 폐지해 나가는 방향이 유력하다. 구체적으로는 휘발유·경유 인하 폭을 25%로 맞추거나 휘발유·경유 인하 폭을 15∼20%까지 일괄적으로 낮추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유류세 인하 조치로 줄어든 세금(교통·에너지·환경세)은 작년 한 해만 5조5000억원. 올해는 세입 예산 대비 세수 부족이 사실상 예정돼있어 유류세 인하 조치를 폐지해 5조원 넘는 세수를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다만 추 부총리는 '유류세 관련 정책 결정을 할 때 세수 상황을 고려할 것이냐'는 질문에 "재정 상황도 봐야 하지만 민생이라는 문제가 한쪽에 늘 있다. 국민 부담이 있으니 그런 것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2주가량 시차를 두고 국내 유가에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유류세 인하 폭까지 축소되면 소비자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문혜현·김동준기자 mo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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