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에코프로` 찾는 묻지마 투자 경고음
에코프로 하루 거래금 역대 3위
헬스케어·반도체주도 관심 쏠려
전문가들 "수익 큰만큼 위험도 커"
최근 증권가에서 광풍을 일으키고 있는 에코프로 3형제(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이치엔)에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거래대금도 역대 최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에코프로 그룹주로 돈을 번 투자자들이나 투자 기회를 놓친 사람들 할 것 없이 모두 '제2의 에코프로' 찾기에 나섰다. 업황 바닥이 가까워졌다는 평가의 반도체주와 헬스케어주에 눈길을 주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기업 사업 내용 조차 모른채 '묻지마 투자'에서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수익이 크면 위험도 큰 게 증시 격언"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 에코프로 하루 거래 2.7조원…2000년 이후 최대 기록 =지난 23년 4개월여간 코스닥시장에서 하루 최대 거래대금을 기록한 것은 에코프로비엠이었다. 과거 바이오 열풍을 일으켰던 셀트리온 계열사의 기록도 깼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1월 1일부터 2023년 4월 14일까지 코스닥시장에서 하루 거래대금이 가장 많은 종목은 에코프로비엠이었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10일 하루에만 2조6566억원이 거래됐다.
이는 2020년 11월 25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기록(2조6440억원)을 뛰어넘은 것이다. 당시 셀트리온 계열사들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임상2상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는 소식에 동반 급등했다.
에코프로 3형제 중 지주회사 에코프로는 하루 거래대금 역대 3위에 올랐다. 지난 13일 하루 거래대금이 2조5974억원에 달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사인 씨젠이 국내 코로나 감염이 가속화되던 지난 2020년 3월 27일 기록한 거래대금(2조4772억원)보다 많은 수준이다. 에코프로의 하루 거래대금은 이달 11일(2조4764억원)과 10일(2조4361억원)에도 2조원을 넘겼다.
◇ '넥스트 에코프로' 찾는 투자자들=연이은 고평가 논란에 장중 80만원선을 뚫었던 에코프로의 주가는 60만원 초반대로 내려앉았다. 추격 매수에 나서기보다는 다음 타자 찾기에 나선 투자자들도 나타났다.
투자자들의 뭉칫돈이 몰리며 올 들어 에코프로의 주가는 거의 6배나 뛰었다. 지난해 폐장일 10만원대였던 에코프로의 주가는 지난 14일 종가 기준 61만1000원으로 493% 급등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도 각각 201%, 59% 뛰었다.
시장에서는 에코프로를 비롯한 이들 형제주에 대한 과열에 대해 경고하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은 440배가 넘는다. 최근 3개 증권사들이 내놓은 에코프로의 평균 목표주가는 41만7000원 수준이다. 심지어 '매도' 리포트까지 나온 상황이다.
하나증권은 지난 12일 에코프로에 대해 매도 의견을 내며 "에코프로는 위대한 기업이지만 2023년 4월 11일 기준 좋은 주식이라고 보기 어렵다. 현 시가총액은 5년 후 예상 기업가치를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외증후군(FOMO, Fear of Missing Out)'에 따른 매수와 회피를 모두 경계한다"고 경고했다. 에코프로는 이날 16.78% 하락 마감했다.
최근 에코프로에서 눈을 돌린 투자자들 덕분에 역성장해 온 반도체주에도 온기가 돌았다. '무감산 정책'을 고수하던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 하향 조정을 밝히면서 재고 부담감이 줄고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삼성전자도 실적발표일 전후로 5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SK하이닉스도 감산의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헬스케어주도 반짝 반등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8거래일 연속상승했다. 이 기간 상승률은 약 18%에 달한다. 녹십자와 대웅제약도 같은 기간 15%, 9%씩 급등했다.
안현국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주의 대안은 경험적으로 거래대금 증가와 신용증가의 시차가 가장 짧고 유사한 헬스케어가 될 가능성이 높고, 넓게는 반도체, 자동차 정도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어 증권주를 제안하면서 "최근 예금 금리가 하락하면서 국내 은행 예금 잔액 등 자금이 가장 쉽게 사고 팔 수 있는 자산으로 먼저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며 "또 한국전력처럼 주가가 장기간 소외된 주식은 한번 둘러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윤희·이미선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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