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12세 미만 영유아·어린이도 안락사 허용

네덜란드 의료계, 수년간 안락사 제한 연령 하향 요구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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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네덜란드가 안락사 대상을 확대해 불치병을 앓는 12세 미만 어린이에게도 안락사를 허용하기로 했다.

네덜란드 보건부는 1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네덜란드 내각은 가망이 없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받는 12세 미만 어린이를 위한 생명 종결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부는 “완화 치료도 고통을 덜어주기에 충분하지 않고 가까운 미래에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어린이에게 이 제도가 적용될 것”이라면서 “매년 어린이 5∼10명을 대상으로 안락사가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네덜란드는 2002년 세계 최초로 안락사를 합법화했다.

현재까지 미성년자가 안락사하려면 12∼16세 사이 어린이의 경우 부모 동의를 받아야 하고, 16∼18세 사이 청소년은 부모가 안락사 결정에 참여해야 가능했다.

현행 안락사 규정을 개정해 1∼11세 영유아·어린이의 안락사까지 허용하면 거의 전 연령의 안락사를 허용하게 되는 셈이다.

이번 개정은 정부가 기존 시행 규칙을 개정하면 되며, 별도의 의회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

AFP 통신은 이번 안락사 제한 연령 하향이 네덜란드 의료계가 수년간 요구한 끝에 나온 결정이라고 전했다.

네덜란드 정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시행된 안락사는 8700여 건이었으며, 이중 과반수가 불치성 암 환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12∼16세 사이 어린이 안락사 사례는 1건이었다.

다만 모든 연령의 어린이에 대한 안락사를 허용한 국가는 네덜란드가 처음은 아니다. 앞서 벨기에서 지난 2014년 이 같은 법안이 통과됐다.

정미경 인턴기자 mic.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