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클릭] 학교폭력 예방 골든타임 놓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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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제보를 해준 한 피해자 어머니 A씨가 물었다.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 사이의 위계 차이가 현저했는지, 피해자의 방어행위가 의미가 없을 정도로 일방적인 폭력이었는지 판단할 근거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결국 A씨가 제보한 사례 또한 명확한 사실판단이 어려워 보도하지 못했다.
증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학교폭력 피해로 법정 다툼까지 진행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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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제보를 해준 한 피해자 어머니 A씨가 물었다. 고민 끝에 답했다. "지금 피해자와 가해자 양쪽 모두 증거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기자는 최근 '학교폭력, 씻을 수 없는 상처'라는 주제로 학교폭력 기획기사를 보도했다. 취재하면서 제보를 여러 건 받았지만 기사화하지 못한 사례가 많았다. 분명히 피해 학생들은 큰 고통을 겪고 정신의학과 치료를 받는 등 후유증이 있었다. 그러나 그 원인이 된 사건들이 학교폭력인지 아닌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웠다.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 사이의 위계 차이가 현저했는지, 피해자의 방어행위가 의미가 없을 정도로 일방적인 폭력이었는지 판단할 근거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 이미 과거에 벌어진 일에 대해 객관적인 증거를 찾기 어려워 취재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A씨가 제보한 사례 또한 명확한 사실판단이 어려워 보도하지 못했다.
증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학교폭력 피해로 법정 다툼까지 진행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피해 학생 부모들은 학교 복도 폐쇄회로(CC)TV 자료를 학교에 청구하기도 했으며, 학교 밖에서 폭력을 당하면 맨땅에 헤딩하듯 목격자를 찾아 헤매기도 했다. 안타까운 사연들은 공통점이 있었다. 학생의 피해가 커지기 전 골든타임을 놓친 경우가 많았다.
제보자들 가운데 다수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사이가 악화될 것이라는 징조를 일찌감치 알고 있었다. 피해 학생, 주변 친구와 학부모들의 말을 통해 미리 안 경우였다. 큰 피해가 터지기 전부터 자녀의 교우관계 문제로 학교 측에 상담을 요청한 피해 학생 부모도 있었다. 하지만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은 사이 피해 학생에게는 결국 영구적인 상처가 남았다.
학교폭력도 참사와 같다. 선제 대응과 예방이 중요하다. 이종익 푸른나무재단 사무총장은 대구 산격중학교의 사례를 통해 학교폭력 예방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산격중학교는 학교 폭력 피해 학생과 다른 학생들을 모아 뮤지컬 동아리를 만들고 다같이 어울릴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었다. 사후 대책을 넘어 예방적 차원으로 나아간 것이다. 이 총장의 설명대로 심각한 폭력 사건 가해자는 엄벌해야 한다. 다만, 피해가 발생하기 전부터 세심하게 학생들을 살피고 학교폭력의 싹을 잘라내는 일이 중요하다. 이미 커다란 피해가 발생한 이후에 '화해와 중재'로 접근해봤자, 피해자에게는 또다른 상처가 될 뿐이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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