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뢰·비도 개막전 접전 막지 못했다…명품 승부 승자는 고군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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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떨릴 정도로 긴장했지만, 올해 꼭 우승하겠다는 목표를 이뤄 정말 기쁘다."
패기를 앞세운 고군택은 노련한 박상현과 파워 넘치는 서요섭을 제압하고 감격의 첫 우승을 차지했다.
"적응은 이제 끝이다. 올해는 꼭 우승하겠다"는 고군택의 목표는 2023시즌 첫 대회부터 이뤄졌다.
공동 선두였던 박상현이 이 홀에서 티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하고 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고군택의 버디가 우승을 결정 짓는 '쐐기 버디'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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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개막전 마지막 날. 남자 골프 간판 박상현(40)과 서요섭(27), 그리고 무명의 고군택(24)이 챔피언조에서 맞붙었다. 두시간 넘게 피말리는 접전이 이어졌고 결국 신예인 고군택이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16일 강원 춘천시의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올드코스(파72)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2023시즌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총상금 7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는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다. 이날 버디 8개와 보기 1개를 엮어 7언더파 65타를 몰아친 고군택이 최종 합계 20언더파 268타를 기록하며 정상에 올랐다. 패기를 앞세운 고군택은 노련한 박상현과 파워 넘치는 서요섭을 제압하고 감격의 첫 우승을 차지했다.
제주 서귀포시 출신인 고군택은 2016년 국가대표, 2017년 국가 상비군을 지낸 유망주였다. 2019년 코리안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에서 공동 9위를 기록, 2020년 코리안투어에 데뷔해 올해로 4년 차를 맞았다. 2021년에는 ‘특급 대회’ 제네시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10언더파 62타를 몰아치며 명문 골프장인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 코스레코드를 수립하기도 했다.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며 생애 첫 우승에 대한 기대를 키웠던 그는 마지막 날 샷 난조로 아쉽게 3위에 그쳐 아쉬움을 삼켰다.
고군택은 49개 대회 만에 처음 코리안투어 정상에 오르며 당시의 아쉬움을 깨끗하게 씻었다. 올 시즌을 위해 2월 한 달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했고, 샷 정확성과 페이드 구질을 추가하는 데 중점을 뒀다. 마지막 날 우승 경쟁에도 크게 긴장하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던 건 멘탈 강화 훈련 덕분이었다.
“적응은 이제 끝이다. 올해는 꼭 우승하겠다”는 고군택의 목표는 2023시즌 첫 대회부터 이뤄졌다. 고군택은 1타 차 단독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했지만, 스포트라이트는 같은 조에서 경기한 박상현과 서요섭에 집중돼 있었다. 고군택은 전반 10번홀까지 3타를 줄이며 조용히 이들을 추격하고 있었다.
오후 2시께 갑자기 대회장에 닥친 낙뢰와 많은 비로 인해 경기가 한 시간 정도 지연됐지만, 재개 후 승부는 더욱더 뜨거웠다. 후반 5홀을 남긴 상황에서도 고군택과 박상현, 서요섭이 공동 선두를 달릴 정도로 접전이었고, 고군택은 오히려 13번홀부터 15번홀까지 3연속 버디를 낚으며 불붙은 경기 감각을 뽐냈다.
14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핀 1.5m 거리에 붙여 버디를 잡은 고군택은 박상현과 함께 공동 선두로 치고 나갔고, 15번홀(파5)에서 또 버디를 추가하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16번홀(파4)에서 서요섭이 티 샷 아웃 오브 바운즈(OB)를 기록해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지만, 박상현이 2.5m 버디를 낚아 승부는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게 됐다.
고군택은 17번홀(파3)에서 티 샷을 핀 뒤 3m 거리에 보낸 뒤 이 버디 퍼트를 놓치지 않아 다시 1타 차 선두를 만들었다. 공동 선두였던 박상현이 이 홀에서 티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하고 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고군택의 버디가 우승을 결정 짓는 ‘쐐기 버디’가 됐다.
그는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티 샷이 왼쪽으로 감기는 위기를 맞았지만 두 번째 샷을 그린 프린지까지 보냈다. 이어 감각적인 칩 샷을 구사하며 파 세이브에 성공해 우승을 확정했다.
한편 개막전 타이틀 방어를 노린 박상현은 6타를 줄이고도 준우승(18언더파 270타)에 만족해야 했고, 메인 후원사 대회 우승을 노린 서요섭은 통한의 더블보기로 단독 3위(16언더파 272타)에 그쳤다.
주미희 (joom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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