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친 이정후의 속내 "투수들 어렵게 승부…이런 건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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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유(KIA 타이거즈)의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는 2구째 높은 커브에 고개가 돌아갈 정도로 헛스윙했다.
'콘택트의 달인' 이정후답지 않은 스윙은 연막작전에 불과했다.
주장 이정후의 홈런에 키움은 KIA와 3연전을 모두 쓸어 담고 4연승을 달렸다.
이정후의 타격 침묵과 함께 키움은 이번 주 초까지 5연패에 빠졌다가 최근 4연승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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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김대유(KIA 타이거즈)의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는 2구째 높은 커브에 고개가 돌아갈 정도로 헛스윙했다.
'콘택트의 달인' 이정후답지 않은 스윙은 연막작전에 불과했다.
볼 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 6구째 슬라이더가 한복판에 몰리자 큰 스윙으로 공을 강타했다.
포물선보다 직선에 가까운 궤적을 보인 타구는 오른쪽 관중석에 안착했고, 개인 통산 두 번째 끝내기 홈런을 친 이정후는 무심한 듯 배트를 던지고 베이스를 돌아 동료의 축하를 받으며 홈에 안착했다.
이정후는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와 홈 경기에서 0-0으로 맞선 연장 10회 말 1사 1루에서 끝내기 2점 홈런을 터트려 팀의 2-0 승리에 앞장섰다.
주장 이정후의 홈런에 키움은 KIA와 3연전을 모두 쓸어 담고 4연승을 달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이정후의 타율은 0.237에 그쳤고, 이날도 끝내기 홈런이 나오기 전까지 네 차례 타석에서 3타수 무안타에 볼넷 1개만을 얻었다.
좀처럼 오르지 않아 '이정후답지 않은' 그의 타율은 0.238(42타수 10안타)이다.
그러나 경기 후 만난 이정후는 "타율은 운이다. 지금 BABIP(인플레이 타율)도 낮고, 타구 스피드는 작년보다 좋은데 타율이 안 따라오는 건 결국 운이 없어서"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이정후의 타격 목표는 안타나 홈런이 아니라 강한 타구를 만드는 것이다.
일단 좋은 타구를 만들고, 그 이후는 운에 맡긴다.
이정후는 "그래도 지금 볼넷이 많이 나오니까 최대한 팀 승리를 위해 플레이하고 싶다. (타율 같은)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걸 억지로 잘하려고 하기보다는 잘할 수 있는 걸 계속하겠다. 타율은 언젠가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현재 이정후는 외로운 존재다.
2021년까지는 타순 바로 뒤에 박병호(kt wiz)가 있었고, 작년에는 야시엘 푸이그가 그 자리를 채웠다.
그러나 새 시즌 4번 타자로 낙점받은 애디슨 러셀은 아직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데다가 허리 통증으로 최근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정후는 "투수들이 어렵게 승부하다 보니 감을 끌어올리는 게 쉽지 않은 건 사실"이라며 "이런 건 처음"이라고 인정했다.
지금은 억지로 치는 것보다 이럴 때일수록 볼을 골라서 볼넷으로 나가는 게 팀 승리로 이어지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이정후의 타격 침묵과 함께 키움은 이번 주 초까지 5연패에 빠졌다가 최근 4연승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이정후는 "저희 팀 루틴이라고 하면 좀 이상한데, 매년 초반 이렇게 한 번씩 5연패를 하더라"며 "우리 팀 장점이 연패나 연승 때나 분위기가 같다. 이렇게 한 번 분위기를 타면 젊은 팀이라 계속 갈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자신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정후의 저조한 타격 성적에 입버릇처럼 "이정후 걱정은 하는 게 아니다"라고 한다.
이 말을 전해 들은 이정후는 "저 스스로는 걱정이 된다"고 인정하면서도 "아직 초반이고, 130경기 정도 남았으니까 좋은 모습 보여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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