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채무 비율, 非기축통화 선진국보다 높아졌다
IMF(국제통화기금)가 집계한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나랏빚) 비율이 처음으로 선진국 중 다른 비기축통화국 10국의 평균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기축통화국은 미국 달러, 유로, 일본 엔화, 영국 파운드 등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축통화를 사용하는 나라들이다. 이 때문에 국가채무 비율이 높아도 자국 돈을 찍어서 나랏빚을 갚을 수 있다. 하지만 미기축통화국의 화폐는 국제적으로 통용되지 않아 나랏빚이 불어나면 기축통화국보다 위험하다. 위기 때 화폐 가치가 폭락해 갚아야 할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에서 달러 같은 기축통화를 구하지 못하면 국가 부도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IMF의 재정점검보고서 최근호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54.3%로 집계됐다. 이는 선진국 중 한국을 제외하고 기축통화가 아닌 통화를 사용하는 10국의 평균 비율인 52%보다 높았다. 한국이 이들 10국 평균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MF는 선진국 중 한국을 포함해 체코, 덴마크, 홍콩, 아이슬란드, 이스라엘, 몰타, 뉴질랜드, 노르웨이, 싱가포르, 스웨덴 등 11국을 비기축통화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국의 나랏빚이 비슷한 처지에 있는 국가들보다 더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2021년엔 10국 평균 국가채무 비율이 55.6%로 한국(51.3%)보다 높았었다. IMF는 한국의 올해 국가채무 비율을 작년 10월 전망(54.4%)보다 0.9%포인트 높인 55.3%로 전망했다.
IMF는 한국의 국가채무 비율이 2026년 57.2%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 비기축통화국 중에선 싱가포르에 이어 2위에 올라서게 된다. 작년에 우리나라는 비기축통화국 중에선 싱가포르, 아이슬란드, 이스라엘, 몰타에 이어 5위였는데, 순위도 빠르게 높아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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