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식물공장이 널뛰는 채솟값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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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장 보러 가면 그나마 만만한 콩나물 집어 드는 날이 늘었습니다.
마트들이 날씨와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신선 채소를 확보할 수 있는 스마트팜이나 저장기술에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샐러드 업체가 직접 스마트팜 운영천정부지 채소 가격에 식물공장 재조명 국내 최대 샐러드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팜에이트는 아예 식물 공장을 지었습니다.
경기 이천 공장엔 기존 스마트팜에서 많이 재배된 잎채소 말고도 딸기, 부추, 버섯 등 재배 실험이 한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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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장 보러 가면 그나마 만만한 콩나물 집어 드는 날이 늘었습니다. 채소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인데요. 파릇파릇한 채소 대신 가공 식품이나 육류를 담는 빈도도 부쩍 잦아진 것 같습니다. 이런 고민은 소비자뿐만이 아닙니다. 이른 폭염이나 긴 장마처럼 기상 이슈가 생기면 가격도 가격이지만, 수급에도 어려움이 커서 유통업체들도 고심하고 있어요. 마트들이 날씨와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신선 채소를 확보할 수 있는 스마트팜이나 저장기술에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샐러드 업체가 직접 스마트팜 운영…천정부지 채소 가격에 식물공장 재조명
국내 최대 샐러드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팜에이트는 아예 식물 공장을 지었습니다. 경기 이천 공장엔 기존 스마트팜에서 많이 재배된 잎채소 말고도 딸기, 부추, 버섯 등 재배 실험이 한창이었습니다. 여기서 길러진 작물은 바로 옆 시설에서 세척과 분류 과정을 거쳐 샐러드용으로 공급되거나 마트에서 친환경 채소로 팔립니다. 밭에서 기른 것과 영양성분도 동일하다네요. 팜에이트 직원은 "아마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한 번쯤 여기서 기른 양상추를 먹어 봤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만큼 스마트팜 채소가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었어요.
'허리 굽히지 않아도'…새롭게 쓰이는 농업 지도
사실 식물 공장을 직접 보기 전엔 특별한 걸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햇빛이 아닌 LED 조명과 흙 대신 배양액에 뿌리내린 채소들은 이미 많이 알려졌으니까요. 그런데 막상 취재하면서 눈길이 간 건 '허리를 굽히지 않고 일하는 직원'들이었어요. 이곳 역시 인력난을 겪고 있어 이주 노동자들과 한국인들이 함께 일하고 있었는데, 대부분 작업이 선 채로 이뤄졌습니다. 땡볕 아래 밭에 쭈그리고 앉아 허리를 굽혔다 폈다 반복하는 기존 농업과는 많이 달라 보였어요. 또 실내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일하는 사람에겐 큰 장점으로 다가갈 것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업에 대한 편견 탓인지 사람 구하기가 어렵고, 꾸준한 인재 육성도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하네요. '농업을 택하느니 IT를 택하겠다'는 젊은이들이 여전히 많은 건 풀어가야 할 숙제입니다.
일반 밭보다 수확량 많게는 40배…날씨 영향 거의 없어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채소니까 수학 공식처럼 정해진 법칙에 따라 빛과 영양분을 조절하면 일정한 수확량을 거둘 수 있는 줄 알았더니, 그건 아니랍니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도 같은 공장 안 공기 흐름이나 습도, 사람의 손길에 따라 식물의 상태가 다른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상추는 시들했고, 다른 상추는 유달리 싱싱해 보였습니다. 이런 시행착오를 줄여나가는 게 지금의 과제라고 하네요. 작물마다 차이가 있지만, 샐러드용으로 많이 먹는 버터헤드레터스의 경우 같은 면적의 일반 노지 대비 스마트팜에서 최대 40배의 생산량을 거둘 수 있다고 해요. 외부 날씨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365일 비슷한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입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가야 할 길이 멉니다. 이 업체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확실한 유통 통로가 존재했기 때문이지요. 많은 농민들이 "어떻게 해서든지 농사는 짓겠지만 판로가 문제"라고 답답함을 토로하는 현실과 일맥상통합니다. 무턱대고 뛰어들기엔 시설을 갖추기 위한 초기 투자 비용이 기존 농업보다 훨씬 높은 데다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대부분 기업형으로 이뤄지고 있고요. 일상이 된 이상기후 탓에 비교적 싼 값에 살 수 있는 '공산품 채소'가 우리 밥상에 더 자주 오를 거라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제희원 기자jess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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