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답사 두 번이나 했어요”… 열공 ‘배미다잡아’ 첫 출전에 우승 [제6회 세계드론낚시대회]

이지민 2023. 4. 1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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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이 자리에서 같은 장비로 연습했죠. 이어서 지난달 말에도 찾아왔고, 오늘을 위해 두 번이나 예행연습을 했습니다."

대회 개막 후 5시간 만인 15일 오후 2시쯤 365g짜리 도다리를 낚아 올리며 제6회 세계드론낚시대회에서 1등을 거머쥔 한석훈(56)씨에게 이날의 우승은 부단한 연구의 결과였다.

사단법인 한국드론레이싱협회 선수이기도 한 이씨는 내달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국제 드론레이싱 대회에도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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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한석훈씨 ‘큰바늘’ 승부수 통해
“상금으로 장비 구매… 내년에도 올 것”
‘엑스비’ 광어로 2위… “접으려다 낚아”
드론동아리 ‘다담아팀’ 3위 영예
“지난달 18일 이 자리에서 같은 장비로 연습했죠. 이어서 지난달 말에도 찾아왔고, 오늘을 위해 두 번이나 예행연습을 했습니다.”
1등 배미다잡아팀(가운데), 2등 Xbee팀(왼쪽), 3등 다담아팀 등 15일 충남 태안군 만대항에서 열린 제6회 세계드론낚시대회 수상자들이 시상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태안=최상수 기자
대회 개막 후 5시간 만인 15일 오후 2시쯤 365g짜리 도다리를 낚아 올리며 제6회 세계드론낚시대회에서 1등을 거머쥔 한석훈(56)씨에게 이날의 우승은 부단한 연구의 결과였다. ‘배미다잡아’라는 팀명으로 참가한 한씨는 부인 남궁민주(46)씨, 친한 동생인 최범용(50)씨와 함께 기쁨을 만끽했다.


드론 국가 자격증 4종을 보유한 한씨와 1종 자격증을 가진 최씨는 2년 전 온라인 자동차 동호회에서 인연을 맺어 함께 드론낚시에 취미를 붙이게 됐다. 올해 첫 참가지만 준비만큼은 누구보다 꼼꼼히 했다. 지난달 두 번에 걸쳐 사전 답사로 충남 태안 만대항에서의 손맛을 익혔다. 이날 채비도 사전 답사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선택한 것들이었다.

한씨는 “지금 같은 저수온기에는 도다리 원투낚시(낚싯바늘이 여러 개 달린 낚싯줄에 무거운 추를 달아 멀리 던져서 수초나 돌 틈에 서식하는 물고기를 잡는 일)를 많이 하는데 오전에 영 소식이 없어 20호 바늘(길이 15mm, 폭 5mm)로 승부수를 띄웠다”고 말했다. 큰 도다리를 잡기 위해 큰 바늘을 쓴 것이다. 오전 내내 세찬 비바람에 낙심할 뻔도 했지만, 이들은 대회 종료 1시간여를 앞두고 찾아온 입질을 놓치지 않았다.
‘힘쎈형아’라는 유튜브 채널에 드론낚시 영상을 찍어 올리곤 하는 한씨는 미끼를 멀리까지 던질 수 있다는 점을 드론낚시의 매력으로 꼽았다. 그는 “수동으로는 최대 100m지만 드론을 쓰면 500m까지 캐스팅할 수 있다”며 “상금으로 드론 장비를 살 예정이며, 내년에도 참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충남 태안군 만대항에서 열린 제6회 세계드론낚시대회에서 1등을 수상한 배미다잡아 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태안=최상수 기자
지난 15일 충남 태안군 만대항에서 세계일보가 주최한 제6회 세계드론낚시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Xbee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태안=남정탁 기자
지난 15일 충남 태안군 만대항에서 세계일보가 주최한 제6회 세계드론낚시대회에서 3위를 수상한 다 담아 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태안=남정탁 기자
‘배미다잡아’ 팀이 도다리를 낚기 전까지 1위였던 엑스비(Xbee) 팀은 철저한 분업을 전략으로 삼은 이충희(44)씨와 유혁상(46)씨였다. 경기도 평택에서 같은 직장에 다니는 두 사람은 올해 3번째 출전이다. 앞서 두 번은 손맛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이번 대회 처음 잡은 광어로 2등을 수상했다. 유씨는 “오전에 춥고 비가 계속 와서 포기하려는 순간이 있었는데 비가 걷힌 직후 잡혔다”고 설명했다. 유씨는 본인을 ‘낚시광’, 이씨를 ‘드론광’이라고 소개했다. 전문가들답게 상금은 장비 투자에 쓰일 예정이다. 유씨는 낚시복을, 이씨는 드론을 살 계획이라고 했다. 사단법인 한국드론레이싱협회 선수이기도 한 이씨는 내달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국제 드론레이싱 대회에도 참가한다.
15일 충남 태안군 만대항에서 세계일보가 주최한 제6회 세계드론낚시대회에서 작년 원주대회에서 우승한 쇼윙피니쉬1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태안=남정탁 기자
15일 충남 태안군 만대항에서 세계일보가 주최한 제6회 세계드론낚시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Xbee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태안=남정탁 기자
3위는 197g의 도다리를 낚아 올린 ‘다담아’ 팀이 차지했다. 직업군인인 차정환(43)씨는 부대 안에서 드론 동아리를 이끌며 드론 교육을 맡고 있다. 이번 대회도 동아리 내에서 강태공이라 불리는 동료 둘과 뭉쳐 참가했다.

사전에 물때와 낚시 장소를 연구하며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대회 초반엔 패색이 짙었다. 추첨으로 이뤄진 낚시 장소 지정부터 계획과 달랐다. 바지선이나 바위 주변에 숨은 물고기를 노려볼 생각이었는데 배정된 곳은 그와 정확히 반대편이었다. 드론을 이용한 캐스팅도 수월하지 않아 일찍 짐을 싸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했다. 이런 말이 무색하게 몇 번의 캐스팅 만에 초릿대가 바다로 빨려 들어가듯 밑으로 휘어졌다. 대회 출전을 먼저 제안했다는 차씨는 “팀 이름처럼 태안의 물고기를 다 담아가지는 못했지만 좋은 성과를 내서 만족한다”며 “같은 구성원으로 다음 대회에도 출전해 더 높은 성적을 내겠다”고 했다.

태안=이지민·이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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