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차 강심장' 고군택, 16승 선배를 넘다

양준호 기자 2023. 4. 1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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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강원 춘천 라비에벨CC 올드 코스(파72)에서 끝난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시즌 개막전인데 개막전이 아니라 시즌 타이틀이 걸린 최종전 같았다.

4라운드 출발은 서요섭이 14언더파 선두였고 고군택과 박상현은 각각 선두에 1타 뒤진 2위, 2타 뒤진 공동 3위였다.

16번 홀(파4)에서 박상현에게 버디를 맞아 다시 공동 1위를 내줬지만 고군택은 17번 홀(파3)에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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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개막전 DB손보 오픈서 데뷔 첫 승
20언더 맹타로 우승트로피 '번쩍'
11승 박상현·5승 서요섭과 맞대결
후반 버디 5개 쏟아내 대역전극 써
박상현 2타차 2위···서요섭은 3위
고군택이 16일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사진 제공=KPGA
고군택이 16일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에서 우승을 확정하는 마지막 퍼트를 넣은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 제공=KPGA
고군택이 16일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4라운드 1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KPGA
고군택이 16일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4라운드 3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KPGA
[서울경제]

16일 강원 춘천 라비에벨CC 올드 코스(파72)에서 끝난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시즌 개막전인데 개막전이 아니라 시즌 타이틀이 걸린 최종전 같았다. 서요섭(27)과 박상현(40)이 맞붙은 챔피언 조 분위기 때문이었다.

서요섭은 지난해, 박상현은 2021년에 각각 시즌 최종전에서 제네시스 대상(MVP)을 아깝게 놓쳤던 경험이 있다. 그래서 올 시즌은 둘 다 처음부터 스퍼트하겠다고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여기에 4년 차 고군택(24)이 있었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투어에 빠르게 적응한 신예지만 같은 조 두 선수에 비해서는 무게감이 많이 떨어졌다. 서요섭은 통산 5승, 박상현은 11승을 자랑했다. 하지만 개막전 우승의 영광은 우승 경험이 없던 고군택의 차지였다.

고군택은 마지막 날에만 버디 8개와 보기 1개로 7언더파를 몰아쳐 합계 20언더파 268타를 기록, 데뷔 처음으로 트로피를 들었다. 7언더파 65타의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를 내면서 합계 18언더파의 박상현을 2타 차로 따돌렸다. 마지막 9홀에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쏟아부어 같은 조 두 선배를 압도했다. 우승 상금은 1억 4000만 원.

4라운드 출발은 서요섭이 14언더파 선두였고 고군택과 박상현은 각각 선두에 1타 뒤진 2위, 2타 뒤진 공동 3위였다. 서요섭은 1라운드부터 내내 선두를 지키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앞두고 있었다. 뚜껑을 열자 예상과 달리 고군택은 두 걸출한 선배에게 크게 밀리지 않았다. 첫 두 홀 연속 버디를 포함해 전반 9홀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줄여 서요섭, 박상현에게 1타만 뒤진 채 후반을 맞았다.

조용히 두 선배의 뒤를 따르던 고군택은 후반 들어 폭발했다. 10번 홀(파4)에서 혼자 버디를 잡아 간단히 공동 선두로 나섰고 13~15번 세 홀 연속 버디로 신바람을 냈다. 186야드 거리에서 아이언으로 핀 오른쪽에 떨어뜨린 뒤 경사를 타게 해 홀에 붙인 13번 홀(파4) 공략이 압권이었다. 14번 홀(파4)에서는 178야드 남기고 앞 홀 때보다 더 가깝게 붙였고 15번 홀(파5) 버디로 마침내 단독 선두가 됐다.

16번 홀(파4)에서 박상현에게 버디를 맞아 다시 공동 1위를 내줬지만 고군택은 17번 홀(파3)에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박상현의 티샷이 그린에 못 미친 틈을 놓치지 않고 버디 기회를 만들었고 1.8m 퍼트를 놓치지 않았다. 박상현의 보기로 2타 차로 달아나면서 고군택은 우승을 예감했다. 앞서 11번 홀 티샷을 앞두고 낙뢰로 경기가 1시간 넘게 중단됐는데 고군택에게는 결과적으로 득이 됐다.

고군택은 화려한 스타일은 아니지만 간결하면서 흔들림 없는 스윙으로 안정감 있는 경기를 펼쳐온 선수다. 2021년 제네시스 챔피언십 3위에 올랐고 지난해 톱 10 세 차례에 든 실력파다. 고군택의 268타는 2017년 맹동섭의 기록을 1타 앞선 대회 최소타 기록. 고군택은 “한 번 반짝 우승으로 그치지 않고 꾸준히 성적을 내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대회 사상 첫 2연패 기록을 노렸던 박상현은 17번 홀 티샷 실수로 우승을 놓쳤다. 서요섭은 16번 홀 티샷을 왼쪽 아웃 오브 바운스(OB) 구역으로 보낸 끝에 더블 보기를 적어내면서 우승 경쟁에서 밀렸다. 16언더파 3위에 만족해야 했다.

김동민이 14언더파 4위, 지난해 신인왕 배용준은 13언더파 5위로 마감했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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