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값 3만원 시대…싼 '편의점 치킨' 열풍
CU도 프라이드 상품 2배 상승
한마리 1만600원 가성비 인기
부위별 판매에 1인가구 선호
프랜차이즈 치킨 값이 3만원대 초반에 들어서자 대체재로 편의점 치킨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지난해 홈플러스·이마트·롯데마트 등이 '반값 치킨'으로 가성비 치킨 붐을 일으킨 이후, 가격대가 1만원 안팎인 편의점 치킨까지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특히 편의점은 1·2인이 즐길 수 있도록 부위별로 판매하는 소용량 상품이 많은 데다, 집 근처에서 내가 원하는 때 곧바로 구매해 맛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16일 세븐일레븐은 올해 2~3월 자사 점포의 치킨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배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0%, 하반기에는 '2022 카타르월드컵' 특수와 함께 50%까지 매출이 늘어났는데, 올해는 그보다도 더 매출이 상승한 것이다. CU의 즉석 프라이드 치킨 상품도 이달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165% 늘었고, GS25의 프라이드 치킨도 이달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181% 증가했다고 밝혔다.
편의점 치킨이 인기를 끄는 이유로 단연 가성비를 꼽는다. 주요 프랜차이즈 치킨 회사들이 가맹점 수익구조 악화를 이유로 주요 제품 가격을 올리면서 치킨이 큰맘 먹고 사 먹을 수 있는 외식 메뉴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이달 기준 프랜차이즈 회사들의 프라이드 한 마리 평균값은 1만8600원 선이다. BHC '후라이드'는 1만7000원, 교촌 '교촌 오리지날'은 1만9000원, BBQ '황금올리브치킨'은 2만원이다. 여기에 배달비 3000~5000원을 더하면 2만원대 중반까지 치솟는다. 프라이드 치킨이 아닌 상품을 배달 주문하면 한 마리에 3만원가량이 든다.
반면 편의점은 프라이드 한 마리 상품의 평균값이 1만600원 선이다. CU '후라이드치킨'은 9900원, 세븐일레븐 '만쿠만구치킨'은 1만900원, GS25 '쏜살치킨'은 1만1000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임차료, 인건비 등 운영비용 상승에 최근 원자재 가격까지 오른 점이 치킨 가격 상승의 원인"이라면서도 "중량은 비슷한데, 압도적인 맛의 차이가 없다면 3만원대 치킨보다 1만원대 치킨을 찾는 게 너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편의점이 저렴한 치킨 가격을 유지하는 데는 유통구조가 프랜차이즈보다 단순하기 때문이다. 편의점은 국내 도계장에서 일괄 손질된 닭에 밀가루와 튀김가루를 입힌 냉동 상태로 들여와 한 번 더 튀긴다. 도계장과 양계장을 거치며 공정마다 붙는 운반비, 균일한 맛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관리비나 광고비 등 중간 마진이 붙지 않는다. 기름(콩기름)과 포장박스 등 부자재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을 쓴다.
편의점 치킨은 한 마리 대신 부위별로 소용량을 판매하는 상품이 많기 때문에 1인 가구의 접근성도 높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3월 기준 조각·꼬치 치킨인 '매콤넓적다리' '순살꼬치' 등의 주택가 상권 매출이 다른 상권에 비해 압도적이었다고 설명했다. CU에서도 꼬치와 조각 치킨 등 단품류의 이달 매출이 170.2% 상승률을 기록했다.
과거 편의점에서는 미리 조리된 치킨을 소용량으로 데워 파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프랜차이즈와 동일하게 주문이 들어오면 매장에서 튀겨 파는 방식이라는 점도 한몫했다.
계절적 요인도 매출에 도움을 줬다. 3월부터 따뜻해진 봄 날씨에 나들이객이 늘어나고 새 학기 시작으로 학생들의 유동량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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