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번째 도전 끝에 이주미 생애 첫 우승
박현경·박민지 등 따돌려
이주미(28)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148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맛본 이주미는 두 팔을 벌려 환호했다.
이주미는 16일 경기도 여주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쳤다.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이주미는 단독 2위 박현경(23)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2015년 정규 투어에 데뷔한 이주미는 이번 대회 전까지 최고 성적이 2021년 대보 하우스디 오픈 5위로 무명에 가까운 선수였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달랐다. 이주미는 KLPGA 투어 우승 경험이 있는 박현경과 김수지, 박민지, 박지영 등을 상대로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선보이며 우승상금 1억8000만원을 가져갔다. 그가 이번 대회 정상에 오르며 받은 상금은 지난 시즌 동안 번 상금(1억5546만원)보다 약 2454만원 많다. 또 이주미는 2년간 출전권 걱정 없이 KLPGA 투어를 누비는 겹경사를 누리게 됐다.
결과는 2타 차 우승이었지만 과정은 험난했다. 선두에게 2타 뒤진 공동 4위로 이날 경기를 나선 이주미는 6번홀까지 타수를 줄이지 못하며 우승에서 멀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8번홀 버디로 분위기를 바꾼 이주미는 후반에 무섭게 타수를 줄였다. 13번홀 버디로 우승 경쟁에 합류한 이주미는 17번홀에서 또 하나의 버디를 잡아내며 단독 선두가 됐다. 마무리도 완벽했다.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을 확정했다.
이주미는 경기가 끝난 뒤 "우승했다는 게 아직 실감 나지 않는다. 우승하면 눈물이 날 줄 알았는데 아무 생각이 안 난다"며 "사실 KLPGA 투어 최고 성적인 5위 안에만 들자는 생각으로 경기했는데 정상에 올랐다. 남은 시즌 한 번 더 우승의 감격을 맛볼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박현경이 10언더파 278타 단독 2위에 자리했고 김수지와 이가영, 박민지, 김민별 등이 9언더파 279타 공동 3위 그룹을 형성했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인 박지영은 7언더파 281타 공동 8위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유소연(33)은 1언더파 287타 공동 28위에 이름을 올렸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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