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나라 되도록...” 전국 곳곳서 세월호 참사 9주기 추도

16일 오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에서 304명으로 구성된 시민합창단이 노래를 부르며 희생자들의 명단을 들고 있다. /뉴시스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아 16일 경기도 안산시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희생자를 추도하는 행사가 열렸다.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는 이날 오후 3시부터 공식 행사인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이 진행됐다. 유족, 안산시민, 내빈 등 1500여 명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이날 기억식은 ‘기억·책임·약속’을 주제로 희생자 304명에 대한 추모 묵념, 추도사, 기억 합창, 기억 영상 상영, 약속편지 낭독, 추모 공연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추도사에서 “세월호 참사가 남긴 아픈 상처와 국민들의 질책을 잊지 않고 가슴에 새기고 더 안전한 바다를 만드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세월호 유가족과 피해자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일에 소홀함이 없도록 세심하게 살피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9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평화로웠던 안산의 날로 돌아가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더 안전한 안산을 만드는 일에 중지를 모아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광준 ‘4·16 재단’ 이사장, 김종기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추도사에서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거듭 촉구했다. 유족대표인 김종기 위원장은 “지난 9년 동안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국가 폭력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와 조사 등 정부는 후속 조치를 반드시 실행하고 국회도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도사에 이어 단원 304명으로 구성된 시민합창단이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등의 노래를 불렀다. 또 내년 10주기를 앞두고 위원회 제안문 낭독, 유족의 인터뷰를 담은 기억영상 상영, 당시 단원고 2학년 6반 이영만 학생의 형 이영수씨의 ‘약속 편지’ 낭독도 이어졌다. 신미리 작가의 샌드아트 공연, 가수 알리의 ‘사랑한다 미안해’ 노래 공연도 진행됐다.

이날 기억식은 오후 4시 16분 안산 전역에 울린 추모 사이렌과 함께 마무리됐다. 기억식에는 염태영 경기도 경제부지사,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등도 참석했다.

또 오전 11시 인천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에서는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식이 열렸다. 이 행사에는 유족을 비롯해 유정복 인천시장,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인천가족공원 안에 있는 세월호 추모관에는 안산 단원고 학생과 교사 희생자들을 제외한 일반인 희생자 45명 가운데 39명의 봉안함과 위패가 안치돼 있다.

전태호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 협의회 위원장은 “우리는 매년 잊지 않겠다고 다시는 반복되지 않게 노력하자고 했지만 이태원 참사가 또 일어났다”며 “미래 세대가 안전한 사회에서 살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도와달라”고 말했다. 한창섭 행안부 차관은 “국가 안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전면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며 “국민의 일상이 안전한 나라를 위해선 정부 뿐만이 아닌 국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 앞에서도 추모 행사가 열렸다. 시민단체 ‘세월호 잊지 않기 목포지역 공동실천회의’가 주관한 기억식에는 100여 명이 참석했다.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도 추념사, 기억시 낭독, 살풀이 공연, 묵념 등이 진행됐다.

또 울산에서도 이날 오후 ‘울산 4·16 기억행동’ 주최로 추모 행사가 열렸다. 광주에서도 이날 오후 5.18광장에서 추모행사를 가졌다. 대구와 제주에서도 전날인 15일 추모식이 진행됐다.

16일 오전 세월호 선체가 거치돼 있는 목포 신항에서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이 열리고 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