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처럼 자산배분"… 공모펀드에 '뭉칫돈'

김정범 기자(nowhere@mk.co.kr) 2023. 4. 1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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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44조 급증 327조원
중장기 분산투자 초점
OCIO·TDF 인기몰이
A급 우량 회사채 담는
ESG 펀드에도 돈몰려

지난해 증시 하락으로 성장세가 꺾였던 ESG(환경·책임·투명경영) 테마에 투자할 수 있는 공모펀드가 되살아나고 있다. ESG 채권형 단일 펀드로 4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몰리며 올 들어 가장 많은 자금이 모였다.

주식형 펀드에 비해 장기 투자가 요구되는 연기금 운용 방식을 접목한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펀드와 타깃데이트펀드(TDF)로도 뭉칫돈이 유입됐다.

16일 펀드 정보 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를 통해 올 들어 자금이 많이 들어온 상위 공모펀드를 분석한 결과 '한국투자크레딧포커스ESG 펀드'로 올 들어 이달 13일까지 3798억원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펀드를 포함해 OCIO, TDF 등 대표 연금펀드로 6000억원에 가까운 투자금이 몰렸다. 올 들어 가장 많은 자금이 들어온 한국투자크레딧포커스ESG 펀드는 2008년 설정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대표 장수 펀드다. 13일 기준 순자산 규모는 1조46억원에 이른다. ESG 투자등급을 고려해 A등급 이상의 국내 우량 회사채에 주로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해당 펀드는 올해 2월 기준 3개월 수익률이 약 4%를 기록했다. 변동성이 큰 주식형 펀드 등에 투자하기에 조심스럽지만 머니마켓펀드(MMF)나 초단기 채권 펀드 대비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박빛나라 한국투자신탁운용 FI운용2부장은 "회사채에 투자하는 공모펀드가 많지 않은데 이는 장외채권 거래 단위가 크고 종목 분산 의무가 있어 일정 수준 이상 규모가 돼야 원활한 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해당 펀드는 1조원 규모의 대형 펀드인 만큼 업종과 종목이 고르게 분산돼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 들어 ESG 테마에 투자하는 펀드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021년 국내 ESG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 1조1259억원이 유입됐지만, 지난해는 389억원으로 금액이 대폭 줄었다. OCIO 운용 방식을 접목한 펀드도 올 들어 각광받은 대표 펀드 중 하나다. OCIO 펀드는 정부와 기업, 대학 등이 쌓은 기금을 맡아 운용하는 방식을 공모펀드에도 적용한 것이다. 목표 수익률과 적정 허용 위험 한도를 충족하는 중장기 자산배분안을 짜는 식으로 펀드를 운용한다.

퇴직금 운용을 회사가 직접 하는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을 도입한 회사들이 주 고객층이지만, 최근에는 적립금 규모와 관계없이 개인투자자들도 자금을 넣을 수 있는 공모펀드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연평균 목표 수익률 5%를 내건 NH아문디자산운용의 '올바른지구OCIO자산배분펀드'로는 올 초 이후 자금 1200억원이 유입됐다. 지난해 3월 설정된 신생 펀드지만 설정액은 2000억원을 넘어섰다.

KB자산운용의 '다이나믹TDF2030'으로도 올해 847억원이 몰리면서 TDF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이 들어왔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이 다가올수록 주식 등 위험 자산 비중을 줄이고 채권 등 안전 자산 비중을 높이는 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 상품명에 숫자가 따라붙는데 은퇴를 예상하는 연도를 의미한다.

침체에 빠졌던 공모펀드 시장은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공모펀드 순자산 총액은 327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300조원대를 회복했다. 이는 작년 말 대비 44조5000억원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주식형 공모펀드는 7조8700억원, 채권형 공모펀드는 4조300억원, MMF는 27조5700억원 증가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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