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투톱 세월호 추모식 나란히 참석…'외연 확장' 시도
與 지도부 추모식 참석 이번이 4번째…보수층 다독이고 중도층 공략
(서울=뉴스1) 박기범 신윤하 기자 =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은 16일 세월호 추모식에 참석하며 희생자를 추모했다. 당 기강잡기를 이어가고 있는 지도부가 추모식 참석을 통해 외연확장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경기 안산시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리는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에 참석했다. 윤 원내대표는 기억식 대신 이날 오전 11시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세월호 추모관 옆 광장에서 열리는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9주기 추모식에 참석했다.
김 대표는 추모식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눈물을 훔치는 등 희생자를 추모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행사와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에도 별도 언급을 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났다. 윤 원내대표는 행사 방명록에 "반드시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여당의 투톱인 김 대표와 윤 원내대표의 세월호 추모 행보는 희생자 추모를 넘어 중도층 표심잡기 행보로 풀이된다. 그동안 현재의 여당 지도부는 세월호 추모식에 참석한 것보다 불참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1주기 행사가 있던 지난 2015년, 현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는 경기 안산 합동분향소를 찾았지만 유가족을 포함한 일부 참석자들의 반발로 조문하지 못하고 분향소를 빠져나갔다.
다음 해인 2016년 원유철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위원장(원내대표)는 안산시 단원구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년 기억식'에 참석했지만, 이후 5년간 여권 지도부의 세월호 추모식 참석은 발길이 끊겼다.
그러다 지난 2021년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참석으로 여당 지도부의 추모식 참석은 재개됐고, 지난해에는 이준석 대표가 추모식을 찾았다.
김 대표와 윤 원내대표의 이날 행보는 최근 김재원 최고위원의 설화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논란 등으로 당이 극우 논란에 휩싸이자 세월호 추모식 참석을 통해 중도층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여권은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중도층 민심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은 지지율 31%를 기록, 36%의 더불어민주당에 5%포인트(p) 뒤쳐진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대상을 중도층으로 한정할 경우 지지율은 민주당 38%, 국민의힘 19%로 두 정당의 지지율 격차는 19%p로 벌어진다.
대선 직후인 2022년 3월15~17일, 김기현 대표 선출 직후인 올해 3월8~9일 진행된 같은 조사와 비교하면 정당 지지율은 7%p 하락했고, 중도층 지지율은 10%p 하락했다. 대선 직후와 김 대표 선출 직후 같은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지지율 38%를, 중도층에서는 29%를 각각 기록했다.
대선과 전당대회라는 큰 이벤트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최근 중도층 민심 이반은 확연히 드러나는 것으로,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스윙보터'로 꼽히는 중도층의 이같은 표심은 여당 지도부의 고민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최근 김 대표가 보수층 결집 시도하는 과정에서 추모식 행사에 참석한 것도 눈길을 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 소재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을 찾았다. 여기에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도 추진하고 있다. 보수층 민심을 다독인 데 이어 세월호 추모식을 통해 중도층 외연확장을 시도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사회 전반의 안전을 점검하고 미비한 제도를 개선해나갈 수 있도록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더욱 노력하겠다"며 "자녀, 가족, 친구를 가슴에 묻고 9년의 세월을 견뎌오신 유가족과 생존자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세월호 참사 의미를 되새겼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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