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투자, 배임...한양증권 '최연소 연봉킹' 임원의 결말

이사민 기자 2023. 4. 1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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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사보다 연봉을 더 많이 받은 '연봉킹 증권맨'이 배임 혐의로 피소됐다.

차명회사를 통해 자산운용사를 인수한 혐의인데 한양증권은 문제가 처음 제기됐을 때 내부 조사를 거쳐 '차명투자가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한양證, 21.5억 규모 배임 발생전직 임원의 차명투자 의혹━한양증권은 전직 임원 민 모씨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을 저질렀고 관련 내용에 대해 고소했다고 지난 14일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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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증권 전경 /사진=뉴스1

대표이사보다 연봉을 더 많이 받은 '연봉킹 증권맨'이 배임 혐의로 피소됐다. 한양증권에서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에서 성과를 내며 최연소 임원까지 된 '스타 임원'이었다. 차명회사를 통해 자산운용사를 인수한 혐의인데 한양증권은 문제가 처음 제기됐을 때 내부 조사를 거쳐 '차명투자가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한양證, 21.5억 규모 배임 발생…전직 임원의 차명투자 의혹
한양증권은 전직 임원 민 모씨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을 저질렀고 관련 내용에 대해 고소했다고 지난 14일 공시했다. 배임 금액은 21억5000만원 규모로 자기자본 대비 0.47% 수준이다. 민 모씨는 부동산PF 성과로 사내독립법인(CIC) 대표를 지낸 핵심 임원이었다.

한양증권 측은 "당사는 법무법인의 검토를 거쳐 고소를 진행했다"며 "본건과 관련한 제반 과정에 대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민 전 대표 는 지난해 아내 명의인 차명회사를 통해 자산운용사를 실소유했다는 의혹에 휘말렸던 바 있다.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회사 임직원이 차명투자에 나서는 것은 자본시장법 위반이다.

지난 2021년 6월 아너스자산운용을 인수한 트리온파트너스가 민 전 대표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체라는 설은 증권업계에 파다했다. 민 전 대표의 배우자가 대표인 리버스톤디앤씨가 트리온파트너스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있어서다. 아너스자산운용을 인수할 당시 리버스톤디앤씨가 트리온파트너스의 CB(전환사채)수십억원 규모를 사들였다고 알려졌다.

실제 아너스자산운용의 실적은 트리온파트너스 매각 전후로 크게 달라져 차명투자에 대한 의혹의 눈초리는 더욱 커진다. 아너스자산운용의 영업수익은 2020년 73억원, 2021년 77억원 규모에서 2022년에는 99억원으로 20억원 넘게 늘어났다.

한양증권은 지난해 말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때는 "민 전 대표의 아내 명의 회사에서 CB투자가 이뤄진 것"이라며 "차명투자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다만 "민 전 대표에게 지분 매각을 권했고 결국 민 전 대표의 아내가 지분을 올해(2022년) 초 처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해당 의혹에 대해 수시검사를 진행한 후 결국 지난 1월 고발이 이뤄지면서 한양증권도 입장을 바꿔 고소를 진행했다.
'연봉킹'이자 '최연소 임원' 민씨는 누구?…홍역 치르는 한양證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민 전 대표는 업계에서 '연봉킹'으로 주목받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한양증권에서 연봉 28억3900만원을 수령해 사내 연봉 1위에 등극했다.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7억4000만원)보다 4배가량 많은 액수다. 민 전 대표는 2021년에도 27억원의 연봉을 받아 상위 2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1982년생이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임원 자리에 올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20년 8월 당시 만 40세도 안 되는 나이로 '파격' 승진하면서 업계 최연소 본부장이 됐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 부동산PF 시장이 냉각되고 각종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난 1월 1일 퇴직했다.

한양증권은 이밖에 최근 각종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면서 사내 내부 통제가 미흡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에는 한양증권 소속 애널리스트가 추천했던 종목들이 상장폐지 위기에 직면했다. 한양증권은 지난해 9월 간편결제업체 셀피글로벌(구 아이씨케이)에 대해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또 제약업체 뉴지랩파마에 대해서도 '잠재력 큰 항암제에 주목할 때'란 제목으로 리포트를 발간했지만 두 종목 모두 감사인의 의견거절을 받았다.

지난해 10월에는 매각설과 유동성 위기설 등이 퍼지면서 한양증권은 관련 내용에 대해 금융감독원 합동루머단속반에 신고를 접수하기도 했다.

이사민 기자 24m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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