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균오빠와 함께라면 찜질방 바보짓도 너무 재밌죠"
남편 죽이려는 톱배우 열연
능청맞은 이선균과 호흡척척
"민트초코같은 매력적 영화"
배우 이하늬의 코믹 연기로는 '극한직업' 장형사 역이 주로 거론된다. 용의자를 전속력으로 뒤쫓다 좌우로 떨리는 볼살 사이로 "야, 이 ×××야"라고 외치는 영화 속 슬로 모션은 단아한 이미지를 깨고 '코믹배우 이하늬'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그가 이번엔 섬나라 재벌인 남편 '조나단 나'를 살해해 컴백을 꾀하는 톱스타 여래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킬링 로맨스'로 복귀했다. 1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하늬는 "연기를 해봐도 코믹 연기가 가장 어렵다"며 웃었다.
'킬링 로맨스' 줄거리는 이렇다. 이하늬가 열연한 여래는 톱스타이자 11년 차 배우. 발연기 논란으로 상처를 입고 휴식을 원하던 그는 태평양 한가운데 섬나라인 '콸라섬'으로 여행을 떠나고, 그곳에서 재벌 조나단 나(이선균)를 만나 결혼한다.
그러나 조나단은 여래의 연예계 복귀를 반대하면서 자신의 관광지 조성 사업에 이용하려 그를 가스라이팅한다. 간단한 줄거리로 보이지만 영화는 도무지 어디로 튈지 모를 정도로 현실과 환상을 뒤섞어 장면마다 웃음을 유발한다.
"시나리오을 처음 받았을 때 정말 많이 웃었어요. 웃음이 터진 대본은 '극한직업'과 '킬링 로맨스'뿐이에요. 그야말로 민초(민트초코) 같은 영화예요. 처음엔 '이게 무슨 맛이지?' 할 수도 있지만 나중엔 '새롭네, 이런 것도 먹어줘야 해' 하고 생각하게 되는 영화죠. 찍으면서도 계속 '현타'가 왔고요(웃음)."
상대역 이선균도 그동안의 진지함을 훌훌 털어버렸다. '기생충' 박사장 같은 무게감도, '끝까지 간다' 고건수 같은 다급함도 전혀 없다. 기름 바른 장발에 손대면 찌를 듯이 치솟은 양쪽 콧수염, '빽바지'를 차려입은 모습의 이선균이 '이츠 굿(It's good)'을 연발하는 모습은 충격적이다. "찜질방에서 여래가 조나단을 죽이려다가, 조나단 강요로 '푹쉭확쿵'이란 말을 랩으로 하는 장면이 있어요. 이걸 진짜 어떻게 해야 하나 했는데, 선균 오빠와 하다 보니 바보짓도 같이하면 너무 재밌다는 걸 느꼈어요(웃음)."
'킬링 로맨스'는 지난 14일 개봉 직후 극명하게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전개가 대단히 독특하기에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보고 나면 두 인물의 혼신이 담긴 연기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영화는 세상에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었어요. 이원석 감독님처럼 색깔이 강한 분이 힘 있게 작업하셨으면 했거든요. 제가 도움이 된다면 너무나 하고 싶었어요. 선균 오빠도 같은 생각이었을 거예요."
이하늬는 최근 출산 후 예상보다 빨리 복귀했다. "출산 후 6개월 후부터 액션스쿨을 다니며 와이어를 탔어요. 너무 빨리 나왔나 싶기도 했죠. 하지만 아이의 성장도 너무 중요하지만 한 인간이자 여성으로서 제 성장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늘 도전하는 마음으로 살려고요."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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