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 드 파리'에 뜨거운 호응 … 한국은 제2의 고향

고보현 기자(hyunkob@mk.co.kr) 2023. 4. 1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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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노트르담…' 니콜라 타라 프로듀서
6년 만에 한국어 라이선스 공연
내년 1월 세종문화회관서 개막
빅토르 위고 원작 佛 3대 뮤지컬
오디션 지원자 1300명 몰려 치열
작고한 부친 이어 공연기획 종사
내년 1월 서울에서 개막 예정인 '노트르담 드 파리'의 니콜라 타라 프로듀서가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활짝 웃고 있다. 이승환 기자

"'노트르담 드 파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과 같아요. 인생에선 예측하지 못한 사고나 문제가 일어나고 뭐든 정해진 순서대로 흘러가지 않죠. 이번 오디션에서는 배우들을 한계까지 몰아붙이고 있어요. 틀을 뛰어넘는 진실성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프랑스 국민 뮤지컬로 불리는 '노트르담 드 파리'의 공개 오디션이 진행되는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지난 13일 이곳에서 만난 니콜라 타라(50)는 아침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면접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눈만은 날카롭게 빛났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한국어 라이선스 공연으로 내년 1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6년 만에 관객을 만난다. 1998년 프랑스 초연 이후 전 세계 1500만명 이상이 관람했으며 특유의 역동적이고 강렬한 매력으로 큰 사랑을 받아왔다. 아름다운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둘러싼 세 남자의 사랑과 집착 등을 그린 줄거리로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이번 공개 오디션에 참가한 지원자가 1300명에 이를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꼽추로 태어나 부모에게 버림받은 대성당 종지기 콰지모도와 욕망에 휩싸인 주교 프롤로, 약혼녀가 아닌 다른 이와의 사랑에 고민하는 근위대장 페뷔스 등 주·조연 배역과 고난이도 아크로바틱, 브레이크댄스 실력을 갖춰야 하는 댄서까지 전부 이 과정을 통해 선발된다. 프랑스 뮤지컬 특성상 '노트르담 드 파리'도 넘버와 퍼포먼스를 각각 배우, 댄서가 나눠 선보이고 대사 없이 노래로만 전개가 이뤄져 성스루(Sung-through) 작품으로 불린다.

타라는 "한국어를 모르지만 배우의 목소리만으로 나를 단숨에 이야기 속으로 끌고 갈 수 있는가를 본다"며 "한국 아티스트들의 특징은 다른 나라보다 음악적 수준이 상당히 높으면서도 개성이 뚜렷한 지원자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제작진이 설득이 돼야 관객도 설득이 되기 때문에 1차적으로 우리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느냐를 따진다"고 전했다.

그의 인생에서 '노트르담 드 파리'는 공연 이상의 큰 의미를 지닌다. 2020년 작고한 부친 샤를 타라와 함께 약 20년간 '노트르담 드 파리'의 프로듀서를 맡고 해외 진출을 주도해왔다. 샤를 타라는 뮤지컬, 음반 제작 분야에서 뛰어난 두각을 나타내 정부로부터 최고 훈장을 받는 등 프랑스 문화예술계를 대표하는 인사였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아들이 방황에 빠지자 아버지는 공연계로 오라며 손을 내밀었다. 그렇게 부자(父子)는 2대째 공연계 가업을 이어갔다. "창작을 위해선 예술가들을 자유롭게 놔둬야 한다고 굉장히 강조하셨던 분이에요. 그 가치를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하죠."

타라에게 프로듀서로서 부친과 다른 점을 묻자 "아버지는 감정에 충실하고 위험을 감수했던 타입이라면 저는 숫자에 밝아 경영자의 마인드로 합리적인 운영에 신경 쓰는 편"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가 생각하는 한국은 '노트르담 드 파리'에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다. 2005년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평균 2년마다 공연을 올려왔다. 지금까지 진행된 내한과 한국어 공연을 다 합치면 10차례에 달한다.

타라는 "내 여권에도 아마 한국 도장이 가장 많이 찍혀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이어 "여기 올 때마다 매번 특별하게 느껴진다"며 "작품이 태어난 프랑스와 작사에 참여한 유명 작곡가 리카르도 코치안테의 나라인 이탈리아 다음으로 한국에서 공연에 대한 호응이 가장 뜨겁다" 고 놀라워했다.

6년 만에 찾아오는 내년 한국어 공연에선 관객들이 단순한 공연이 아닌 특별한 경험을 하고 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이제 문화유산과도 같은 존재가 됐어요. 공연을 여러 차례 관람하는 분들께도 놀라움을 선사하고 싶습니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고 있을게요."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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