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지? 너무 보고 싶다"…세월호 9주기 선상 추모식
[앵커]
세월호 참사 9주기인 오늘(16일) 단원고 학생 희생자 유가족들이 세월호가 침몰했던 사고 해역을 찾았습니다.
유가족들은 그리운 아이들의 이름을 목 놓아 부르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김경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안산에서 차로 5시간, 그리고 다시 전남 목포에서 뱃길로 3시간을 달려 도착한 슬픔의 바다.
'세월'이라고 적힌, 작은 노란 부표 하나만이 외롭게 떠 있습니다.
9년 전 세월호를 집어삼켰던 전남 진도 맹골수도입니다.
바다 위에 국화를 던지며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보지만, 야속한 바다는 대답이 없습니다.
<현장음> "사랑한다. 호진아!"
꿈에서라도 잊어본 적 없는 그리운 아들과 딸.
애써 참아왔던 눈물이 바다 위로 떨어집니다.
<단원고 학생 희생자 유가족> "아들, 너무 보고 싶어. 제발 너무 보고 싶어."
<故 이세현 군 할머니> "잘 있어 세현아! 다음에 내가 갈게 만나자. 잘 있어야지 어떻게 해. 하늘나라에서 있는지, 여기에 있는지 모르잖아요."
단원고 학생 희생자는 모두 250명입니다.
세월호 참사가 없었다면 어느덧 스물일곱, 어엿한 청년이 됐을 아이들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시간도, 유가족들의 시간도 9년 전 그날에 멈춰 버렸습니다.
<우종희 / 故 우소영 아버지> "정신과 치료도 받고 그랬죠. 약도 몇 년을 먹다가 끊었고. (살아 있다면) 스물일곱이니까 결혼할 나이잖아요"
세월호 참사 9주기에 맞춰 사고 해역을 찾은 단원고 희생자 가족은 모두 20여명.
4·16재단 관계자와 지인 등 모두 60여명이 함께 했습니다.
30여분 남짓 진행된 선상 추모식.
가족들은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아이들과의 약속을 다시 한번 되새겼습니다.
<김정화 / 0416단원고가족협의회 위원장> "꿈은 펴 보지도 못하고, 안타깝게 떠나버린 우리 아이들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안전한 대한민국 만드는 우리 부모들이 되도록 앞장서겠습니다."
단원고 희생자 가족들은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다시 찾아오겠다는 약속과 눈물을 남긴 채 뱃머리를 돌렸습니다.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 (ki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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