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수출시장 점유율 2.7%… 금융위기 이래 최저

박은희 2023. 4. 1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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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이 세계 수출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 전쟁으로 자국 중심주의와 보호무역이 세계적으로 확산한 데다, 지난해부터 1년 넘게 이어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석유 등 원재료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이 직격탄을 맞았다.

무역수지 악화의 근본적인 원인은 한국의 무역 구조상 세계수요 변동에 민감한 중간재 품목의 수출 비중이 74%,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3%에 달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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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황 부진이 직격탄
팬데믹·美 금융위기 악재도
한국무역협회 제공

지난해 한국이 세계 수출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 전쟁으로 자국 중심주의와 보호무역이 세계적으로 확산한 데다, 지난해부터 1년 넘게 이어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석유 등 원재료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이 직격탄을 맞았다.

16일 세계무역기구(WTO)와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수출액 24조9044억8900만달러 가운데 한국의 수출액(6835억8500만달러)이 차지하는 비중은 2.74%로 집계됐다. 한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2020년 2.90%에서 2021년 2.88%로 떨어진 데 이어 2년 연속 하락했다.

점유율은 2014년(3.02%) 처음으로 3%를 넘은 이후 2018년(3.09%)까지 5년 연속 3%대를 유지했다. 2017년(3.23%)에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 2019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2.85%→2.90%→2.88%→2.74%)으로 2%대에 머물렀다.

급기야 지난해(2.74%)에는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에 의해 세계적인 경기 침체를 겪은 2008년(2.61%)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무협은 "2021년 기준 수출시장 점유율이 0.1%포인트 하락하면 약 14만개의 일자리가 감소한다"며 "수출시장 점유율 하락은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보면, 주력인 반도체의 부진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반도체가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20.9%까지 올랐으나,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17.3%→19.4%→19.9%→18.9%) 20% 선을 회복하지 못했다. 올해 1~3월에는 비중이 13.6%로 급락했다.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이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수출보다 수입이 많은 무역적자 행진이 13개월째 이어졌다.무역적자 규모는 지난해 477억8400만달러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들어 3월까지는 224억100만달러로 이미 지난해의 46.9% 수준에 이르렀다.지난해 전체 무역(수출입) 규모에서 차지하는 무역적자의 비중은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외환위기 시기인 1997년(3.0%)보다 높은 3.4%였다.

특히 올해 1~3월 무역적자 비중은 6.9%로 지난해의 2배가 넘었다. 세계화가 진행되기 시작한 1990년 이후로는 IMF 외환위기가 도래하기 한 해 전인 1996년(7.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무역수지 악화의 근본적인 원인은 한국의 무역 구조상 세계수요 변동에 민감한 중간재 품목의 수출 비중이 74%,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3%에 달해서다. 세계적 경기 침체로 중국, 베트남 등에서 한국으로부터 중간재를 수입해 완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수요가 줄고 있으며, 중국의 경우 중간재에 대한 자국산 생산 확대를 추진 중이다.

여기에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수급 불균형으로 3대 에너지원(석탄·석유·가스)의 수입 가격이 급등하면서 무역 수지 악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정만기 무협 부회장은 "지난 5년간 기업규제 확대, 노동유연성 악화 등 한국의 산업입지로서의 매력도 저하로 수출산업기반이 약화했다"며 "노동경직성을 해소하고 수출업계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생산의 유연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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