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눈높이 못맞춘 대통령실[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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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를 앞두고 미국 정부의 도·감청 의혹이 정국을 강타하자 대통령실이 진화에 나섰지만, 오히려 석연찮은 해명으로 화만 키운 모습이다.
국민이 정부에게 원하는 것은 주권국가로서 우방국이지만 미국이 도청한 것이 사실이라면 경위 파악과 재발 방치 약속을 받는 것이다.
결국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해명이 반미 감정만 부추기고, 윤 대통령 지지율에도 악재로 작용했다는 게 정치평론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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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원하는 것은 경위파악과 재발방지 약속
눈높이 못맞춘 해명에 오히려 역풍만 키워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11일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 일정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나는 출국길에서 “오늘 아침에 양국 국방장관이 통화를 했고, 공개된 정보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데 대해서 한미의 평가가 일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워싱턴DC에 도착한 김 차장은 “현재 이 문제는 많은 부분에 제3자가 개입돼 있으며 동맹국인 미국이 우리에게 어떤 악의를 가지고 했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우리 최고위급 인사들에 대한 도청을 한 것은 맞지만 도청에 악의가 없었고 유출된 내용은 조작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따라서 미국 측에 항의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도 했다. 그는 ‘미국 측에 어떤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냐’는 물음에는 “위조한 것이기 때문에 (전달)할 게 없다”며 후속 질문이 이어지자 “그 얘기는 구체적으로 묻지 말라”면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김 차장의 이같은 해명을 납득할 국민이 얼마나 있을까.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미국이 도청을 했다면 어떻게 했고, 그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얼마나 지속·반복적으로 해 왔는지 여부다. 유출된 문건의 조작 여부는 그 다음 일이다. 국민이 정부에게 원하는 것은 주권국가로서 우방국이지만 미국이 도청한 것이 사실이라면 경위 파악과 재발 방치 약속을 받는 것이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로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언행을 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설사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섣불리 얘기할 수 없어도 한국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좀 국민들에게 알렸어야 했다.
결국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해명이 반미 감정만 부추기고, 윤 대통령 지지율에도 악재로 작용했다는 게 정치평론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대통령의 참모는 고도의 정무적 감각이 필요하다. 국민 설득에 자신이 없으면 차라리 말을 아끼는 게 낫다.
박태진 (tjpar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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