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향한 열망 가진 김연경, 결국은 아본단자 감독이 있는 흥국생명이었다[스경X이슈]
‘배구 여제’ 김연경(35)이 흥국생명에서 다시 한번 우승을 노린다.
2022~2023시즌을 마치고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김연경이 흥국생명에 잔류하기로 했다.
흥국생명은 16일 “김연경과 계약기간 1년, 총 7억7500만원(연봉 4억7500만원, 옵션 3억원)에 도장을 찍었다”고 발표했다. 샐러리캡이 있는 여자배구에서 한 선수가 받을 수 있는 최대액수로 김연경을 잡았다.
지난 10일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뒤 현역 생활 연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김연경은 흥국생명에서 다시 우승 도전에 나선다.
김연경이 FA로 나서며 원한 건 단 하나, 우승이었다.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한국도로공사에게 2승3패로 밀려 우승을 내줬다. 당시를 두고두고 아쉬워한 김연경은 “통합 우승에 대한 마음이 얼만큼 큰지를 다시 한번 느꼈다. 절실한 마음을 느끼면서 통합 우승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라고 밝혔다.
김연경이 FA 시장에 나설 것을 공식 선언하면서 다수의 팀들이 그와 접촉을 했다. 최근까지는 원소속팀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2파전으로 좁혀지는 모양새였다. 현대건설 역시 우승을 노릴 수 있는 팀이다.
하지만 현대건설에는 샐러리캡 문제가 있다. 다음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는 선수가 황민경, 김연견, 황연주, 정시영 등 4명이나 된다. 앞서 양효진이 FA 계약으로 현대건설에 잔류할 때 몸값을 낮춰 페이컷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김연경 역시 자신의 몸값에 대해 “조건을 낮춰서라도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이 된다고 하면 가능하다”라면서도 “다른 분들이 연봉을 낮춰 받는 것에 대한 안 좋은 시선이 있다보니까 잘 모르겠다”며 조심스레 의견을 말하기도 했다.
결국 김연경의 마음은 사령탑인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이 돌려놨다. 아본단자 감독은 김연경과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4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다. 아본단자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리그 우승과 유럽배구연맹(CEV)컵 우승을 이뤘다. 김연경의 우승의 꿈을 이룰 적임자다.
아본단자 감독은 지난 12일 흥국생명 관계자와 동행해 김연경을 만났고 적극적으로 잔류를 설득했다. 새 시즌 구상에 대해서 김연경과 대화를 나눴고 마음을 굳히는데 성공했다.
김연경은 “내 생애 처음 맞이하는 FA라 생각이 많았다. 감독님의 시즌 구상 계획이 내 마음을 결정하게 만든 큰 이유였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시즌 6000석을 가득 채워준 팬들의 함성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번에 아쉽게 놓친 우승컵을 다음 시즌에는 꼭 들어 올리고 싶다”며 우승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다진 뒤 “그동안 많은 배려를 해주신 흥국생명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아본단자 감독은 “김연경은 배구 선수로서 기술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 등 많은 부분에 있어서 팀에 좋은 영향을 주는 선수라 생각한다. 이런 선수와 앞으로도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구단 역시 “김연경과의 계약은 다음 시즌 통합 우승으로 가는 첫 단추”라며 다시금 우승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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