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에도 못 피하는 기숙사 학교 폭력...5년간 1100여건

양경숙 의원 “실효성 있는 조치 필요”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핵심 증인과 여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정순신 자녀 학교폭력 진상조사 및 학교폭력 대책 수립을 위한 청문회가 열렸다. <한주형기자>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교폭력 사건처럼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심의 건수가 최근 5년간 1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기숙학교는 특성상 철저한 분리 조치와 실효성 있는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기숙사 학교(중·고교) 내 학교폭력대책위원회 심의 건수’ 자료에 따르면 2017∼2021학년도 심의 건수는 모두 1110건에 달했다.

이 기간에 피해 학생은 1781명, 가해 학생은 1805명이었다.

기숙사 학교 내 학교폭력 심의 건수는 코로나 기간을 제외하면 증가 추세다.

2017학년도 188건, 2018학년도 246건, 2019학년도 258건으로 증가하다가 코로나19로 개학이 미뤄졌던 2020학년도에 107건으로 줄었다.

원격·대면수업을 병행했던 2021학년도에는 311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2021학년도 전국 중·고교의 학교폭력 심의 건수(1만1815건)가 2019학년도(2만3977건)의 절반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다소 이례적이다.

기숙사에서 발생하는 학교폭력은 전학 혹은 퇴학 등 중대한 처분 비중도 높았다.

5년간 기숙사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선도·교육 조치 현황을 보면 서면사과(754건)와 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642건)가 가장 많았지만, 출석정지와 전학도 각 298건과 157건에 달했다.

학급교체는 37건, 퇴학은 25건이었다. 전체 조치 중 가장 중대한 처분인 전·퇴학 비율은 각각 5.41%와 0.83%였는데 같은 기간 전국 학교 평균인 2.91%와 0.21%보다 높았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숙학교의 경우 방과 후에도 피해 학생이 가해 학생과 같은 생활공간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보호자와도 떨어져 있기 때문에 실효성 있는 처분과 철저한 분리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