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도 "봄이로소이다"…전국 꽃축제·관광지 '북적'

태안 세계튤립꽃·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발길 이어져
강릉 산불 피해 지역 일대는 관광객 크게 줄어 울상

(전국종합=연합뉴스) 4월 셋째 일요일인 16일 간간이 비가 오고 미세먼지는 나쁨 수준이지만 전국 봄꽃 축제장과 관광지 등은 나들이 인파들로 북적였다.

세계튤립꽃박람회가 열린 충남 태안군 꽃지해안공원 일대에는 궂은 날씨에도 많은 관광객이 찾아와 200만 송이 튤립의 향연을 즐겼다.

태안군 천리포수목원의 목련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은 형형색색 목련을 포함한 봄꽃과 함께 인근 봄 바다 정취를 감상했다.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는 순천만국가정원에는 미세먼지에 마스크를 쓴 수만 명의 관광객들이 오색찬란한 꽃과 나무들로 꾸며진 정원을 한가롭게 거닐며 봄의 정취를 만끽했다.

순천만정원박람회를 찾은 김동운(65)씨는 "영국과 일본, 태국, 프랑스 등 세계 여러 나라의 특색있는 정원을 한 곳에서 볼 수 있어 알찼다"며 "몇 년간 볼 꽃을 오늘 한꺼번에 다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남 장흥 하늘빛 수목원에서 열린 튤립 축제에도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찾아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대구 달성군 비슬산에서 열린 참꽃문화제에는 이른 아침부터 인파가 몰렸다.

해발 1천ｍ 산 정상에 펼쳐진 약 100만㎡의 참꽃군락지는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가족 연인과 함께 찾은 이들은 진분홍 꽃세상에 저마다 봄날의 추억을 새겼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올해 4년 만에 열린 참꽃문화제에는 첫날 4만명, 이날 6만명이 찾았다.

곳곳이 흐리고 빗방울이 떨어진 강원도와 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된 부산지역 유명 관광지에도 관광객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강원 양양군 물치해수욕장 등 동해안 일대와 부산 해운대·광안리해수욕장, 제주 함덕·협재해수욕장 등에는 가족 연인 친구들이 서핑을 즐기거나 모래사장을 거닐며 추억을 남겼다.

경북 청도에서는 황소들의 힘찬 겨루기가 나들이객들의 흥을 돋웠다.

이날 열린 '2023년 청도소싸움축제'에서는 출전한 싸움소들의 현란한 기술이 나올 때마다 환호성도 덩달아 높아졌다.

현장의 뜨거운 열기만큼 찾는 발길도 쌓여 대회 사흘째인 이날 입장객만 14만명에 달할 것으로 주최 측은 예상했다.

도심 유원지와 놀이공원 등도 붐볐다.

경기 용인 에버랜드를 찾은 방문객들은 형형색색 튤립이 수놓은 '하늘 정원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여러 가지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수원 광교호수공원, 화성 동탄호수공원, 울산대공원, 태화강 국가정원 등 도심 휴식 공간에서는 시민들이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타며 휴일 여유를 만끽했다.

인천 월미도와 인천대공원에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으로 북적였으며 백화점과 영화관이 있는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도 휴일을 맞아 쇼핑과 영화를 즐기는 시민들로 꽉 찼다.

최근 대형 산불 피해를 본 강릉 안현·경포동 일대는 주요 관광지, 숙박시설, 식당가가 불에 타 관광객 발길이 현저히 줄었다.

산불이 난 이달 11일 이후 대형 호텔 객실 예약률이 평소보다 20%가량 떨어지고 예약 취소도 빗발쳐 '잔인한 4월'을 겪고 있다.

(강태현 손현규 조정호 황수빈 김솔 변우열 노승혁 허광무 전지혜 형민우 홍인철 기자)

ic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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