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경비정, NLL 침범 후 軍 경고사격에 퇴각…'우발적' 사고에 무게(종합2보)

이창규 기자 2023. 4. 1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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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발생…우리 고속정, 中어선과 부딪쳐 승조원 3명 부상·고속정 일부 파손
北 경비정 기동형태로 봐선 의도성 낮은 것으로 판단…軍 "적 동향 예의주시"
서해 불법 조업 중국 어선.(자료사진) 2022.10.9/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북한 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우리 군의 경고사격에 퇴각하는 일이 발생했다. 서해에서 불법 조업에 나선 중국 어선을 쫓다 발생한 일로 파악되고 있다.

16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전날인 15일 오전 11시경 백령도 동북방에서 북한 경비정이 NLL을 침범하여 우리 고속정이 작전수행 절차에 따라 해상 무선 공용통신을 이용해 10여 회의 경고통신 이후 40mm 10발을 경고사격해 즉각 퇴거시켰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 경비정이 11시쯤 (NLL을) 넘어왔고 우리가 11시 수 분에 경고사격을 했다"며 "북한군이 바로 침로를 바꿔 올라가기 시작해 11시10분경에 NLL 넘어서 다시 북한 지역으로 돌아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군은 북한 경비정의 NLL 침범 후 공중 및 해상 전력을 투입해 혹시 모를 도발에 대비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북한 경비정은 NLL을 넘어 약 2km 정도 내려온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경비정은 중국 어선을 쫓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NLL을 넘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당시 서해의 시정이 안 좋은 상황에서 중국 어선은 불법 조업 중이었고 북한 경비정이 내려와서 경고사격까지 하는 굉장히 긴박한 상황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북한 경비정이 NLL 침범 후 우리 군의 경고사격에 퇴각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3개월 만이다. 당시 북한 경비정은 북측 선박 1척을 쫓던 과정에서 NLL을 넘었으나 우리 해군 고속정의 경고사격에 NLL 이남에서 7분 정도 머문 뒤 돌아갔다. 경비정이 쫓던 북측 선박은 우리 측에 나포됐으나 승선 인원과 선박 모두 자의에 따라 북한에 송환된 바 있다.

합참은 전날 퇴거 조치 과정에서 우리 고속정과 중국 어선이 부딪치면서 고속정이 파손되고 승조원 3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 경비정이 돌아가고 15분 정도 경과한 11시25분 정도에 우리 경비정과 중국 어선이 부딪쳐 (배에) 물이 일부 들어왔다. 물을 퍼내고 응급조치를 해서 함정 기동에는 문제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통상 어선은 자동식별장치를 켜는 등의 안전장치를 하는데 (중국 어선에) 그런 장치가 없는 상태에서 작전이 진행되다 보니 단순한 접촉이 발생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당시 시정은 90m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당한 승조원들은 현재 수도통합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며 그중 1명은 쇄골이 골절돼 간단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서해 인근 해상에 중국 꽃게잡이 어선 수 척이 조업을 하고 있던 상황이라 북한 경비정이 이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NLL을 넘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매년 꽃게잡이 철에는 서해상에서 북한과 중국 간에도 마찰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리 군 역시 북한 경비정의 기동 방식 등으로 미뤄봤을 때 북측이 의도적으로 NLL 침범 '도발'을 하진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관계자도 "북한이 과거 NLL을 의도적으로 침범할 때는 (경비정이) 직선으로 내려온다든지 등으로 기동 형태가 이번과 다르다"라며 "이번에는 북한 경비정이 지그재그로 중국 어선을 쫓는 모습이 보였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다만 북한이 최근 남북 간 군 통신선 등 상시 통신연락망을 차단한 데 이어 고체연료 방식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는 등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어 중국 어선을 빌미로 우리 군의 경계태세를 확인하기 위한 행동을 취했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합참은 "우리 군은 이번 북한 경비정의 NLL 침범에 대하여 다양한 도발 가능성에 대비, 적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결전태세를 확립하고 있다"라며 "다양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추가 도발 (가능성)을 비롯해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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