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김민선은 잊고 이제 김시원이라 불러 주세요"

김기중 2023. 4. 1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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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원'.

김민선은 이름을 김시원으로 바꿨다.

경기 후 김시원은 허리 통증에 대해 "볼을 못 치거나 코스를 걸어 다니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면서 "다른 선수들이 다 가지고 있는 정도의 통증"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선이라는 이름으로 살았던 삶이 행복하지 않았다"고 밝힌 김시원은 "이름을 바꿨다는 것 자체만으로 확실히 분위기가 바뀐 것 같다"면서 "새 이름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다 보니 나자신도 좀 더 밝아지는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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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원이 16일 경기 여주시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제2회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4라운드 1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여주=서재훈 기자

‘김시원’. 분명 낯이 익는 얼굴인데, 이름은 생소하다. 그는 175㎝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장타를 바탕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5승을 거뒀던 김민선(등록명 김민선5)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KLPGA 투어에서 '김민선5'라는 이름은 찾을 수 없다. 김민선은 이름을 김시원으로 바꿨다.

그는 개명하기 전인 지난해 5월부터 투어 활동을 중단했다. 선수 생활 내내 괴롭혔던 허리 통증 때문에 제대로 볼을 맞히기조차 힘들어서였다.

허리의 뼈와 뼈 사이 관절이 닳아서 생긴 통증이다. 특별한 치료 방법은 없고 골프를 쉬면서 운동으로 허리뼈 주변을 근육으로 채우는 게 답이라는 처방에 따라 필드를 떠나 체육관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곤 마침내 부상을 치유하고 11개월 만에 필드로 돌아왔다. 김시원은 16일 끝난 제2회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최종 3언더파로 공동 18위에 올랐다.

경기 후 김시원은 허리 통증에 대해 “볼을 못 치거나 코스를 걸어 다니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면서 “다른 선수들이 다 가지고 있는 정도의 통증”이라고 설명했다.

통증은 크게 줄었지만 아직 스윙이 완벽하게 돌아오지는 않았다. 특히 드라이버 샷은 전성기 때와 비교하면 비거리가 한참 줄었다. 김시원은 “예전의 70% 정도 수준의 거리가 나간다”면서 “강하게 치려고 하면 몸이 멈칫해지는 것이 있다. 조금 더 몸 상태를 올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선이라는 이름으로 살았던 삶이 행복하지 않았다”고 밝힌 김시원은 “이름을 바꿨다는 것 자체만으로 확실히 분위기가 바뀐 것 같다”면서 “새 이름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다 보니 나자신도 좀 더 밝아지는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김시원은 지난 1월부터 여자 선수로는 드물게 브룸 스틱 퍼터를 쓰기 시작했다. 명치 높이까지 오는 긴 채를 빗자루로 쓸어내듯 퍼트를 하는 클럽이다. 미국 전지훈련 당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김시우를 만나 조언을 듣게 됐고 용기를 내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김시원은 "그동안 퍼트에 애를 먹었다. 이것저것 시도해 보다가 이번 전지훈련 때 써보고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시원은 지난주 국내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공동 26위에 오른 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남기면서 다시 자신감을 키우기 시작했다. 그는 “허리도 이제 괜찮고 퍼트도 적응이 잘되고 있어서 우승을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면서 “아직 다승을 해본 적이 없어서 2승을 목표로 잡았다”고 각오를 보였다.

여주 =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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