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현장메모] '전반 37분, 37초간' 한 사람을 위한 성남의 박수, '힘을 내라 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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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37분, 37초간 박수가 울려 퍼졌다.
홍시영 양은 5살부터 부모님과 함께 성남을 응원한 팬으로 소아암 투병 중 다른 환부로 전이되어 투병을 이어가고 있다.
현 성남 소속 김영광, 권순형, 심동운, 박태준과 더불어 전 소속 홍시후, 김동준, 연제운, 이시영, 박수일의 응원 영상이 전광판을 통해 송출됐다.
성남 서포터즈 '블랙리스트'는 "힘을 내라, 시영"이라고 큰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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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박지원 기자(성남)] 전반 37분, 37초간 박수가 울려 퍼졌다.
성남FC는 16일 오후 1시 30분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3' 7라운드에서 천안시티FC를 2-0으로 꺾었다.
성남 구단은 경기 전부터 분주했다. 구단의 오랜 가족 팬인 홍시영 양(11세)을 위한 경기를 기획했다. 홍시영 양은 5살부터 부모님과 함께 성남을 응원한 팬으로 소아암 투병 중 다른 환부로 전이되어 투병을 이어가고 있다. 구단은 소녀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많은 것을 준비했다. 이날 경기는 성남 한 명의 팬을 위한 하루였다.
킥오프 전, W석 부근에 관중들이 응원 메시지를 남길 수 있도록 부스를 마련했다. 팬들은 "시영아 얼른 쾌유해서 다 같이 응원하자. 건강해야 해. 화이팅", "시영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거야. 같이 응원할 테니까 조금만 힘내고 같이 경기 보자" 등 따뜻한 글을 남겼다.
그리고 홍시영 양을 위해 특별 제작한 티셔츠를 MD 샵에서 판매했다. 티셔츠 전면부에는 '#시영아 힘내', '#우리가 함께할게'라고 적혀있었다. 해당 티셔츠의 수익금 전액은 치료비로 전달될 예정이다. 성남 직원들은 해당 티셔츠를 입고 있었고, 선수단 역시 그라운드에 입장할 때 착용했다. 또, 피치 위를 누비는 성남 선수들은 '쾌유 기원' 완장을 달고 뛰었다.
그뿐만 아니다. K리그와 성남FC 팬툰 작가 '유월'이 서문 까치 라운지 앞 부스에서 스티커 8종을 판매했다. 이 역시 수익금 전액을 홍시영 양에게 전달한다.
선수단의 따뜻한 목소리도 확인할 수 있었다. 현 성남 소속 김영광, 권순형, 심동운, 박태준과 더불어 전 소속 홍시후, 김동준, 연제운, 이시영, 박수일의 응원 영상이 전광판을 통해 송출됐다. 2년간 몸담았던 홍시후는 홍시영 양 어머니의 연락처를 받아 개인적으로 연락도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치 위에서도 계속됐다. 신상진 구단주가 경기장을 찾은 홍시영 양 가족을 격려했다. 성남 서포터즈 '블랙리스트'는 "힘을 내라, 시영"이라고 큰 목소리를 냈다.
경기 도중, 아름다운 박수가 울려 퍼졌다. 3월 7일에 생일을 맞은 홍시영 양을 위해 전반 37분, 37초간 모든 관중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천안 원정팬도 동참했다. 특히 블랙리스트는 '#힘을 내라 시영'이라는 걸개를 들어올렸다.
경기 결과까지 챙겼다. 후반 31분, 김진래의 패스를 받은 정한민이 중앙으로 파고든 뒤에 페널티 아크 옆에서 강력한 슈팅을 날렸다. 공은 골키퍼가 손 쓸 수 없는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선수단은 홍시영 양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 세리머니를 펼쳤다. 더불어 후반 40분, 박상혁의 패스를 받은 데닐손이 먼 위치에서 슈팅했다. 공은 환상적인 궤적으로 날아갔고, 구석을 관통했다.
한편, 성남은 투병에 필요한 치료비 모금에 나섰다. 구단은 당일 홈경기 입장 수입의 50%를 홍시영 양의 치료비로 전달하고 선수단도 자체적으로 모금을 진행했다. 성남 서포터즈 '블랙리스트'에서도 모금을 하며 홍시영 양의 치료비를 보탠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인터풋볼 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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