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일성 생일에 참배 안 해…본인 우상화 더 중요?

임정환 기자 2023. 4. 1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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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111회 생일(태양절·4월 15일)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과거 김일성·김정일 생일에 늘 고위간부를 대동하고 금수산궁전을 참배했으며, 북한 매체들도 이를 당일이나 다음날 오전 6시 보도했으나 이번엔 관련 보도가 나오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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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 딸 주애와 함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 시험발사를 참관하는 모습. 사진=조선중앙TV 캡쳐,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111회 생일(태양절·4월 15일)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공식집권한 이래 태양절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건 2020년 이후 두 번째다.

16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를 종합하면 김 위원장이 전날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는 보도를 찾아볼 수 없다. 평양에서 열린 제8차 ‘4월의 봄 인민예술축전’에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으며, 주민들이 평양 만수대언덕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찾아 헌화했다는 내용의 통상적인 보도만 있다.

김 위원장은 과거 김일성·김정일 생일에 늘 고위간부를 대동하고 금수산궁전을 참배했으며, 북한 매체들도 이를 당일이나 다음날 오전 6시 보도했으나 이번엔 관련 보도가 나오지 않은 것이다. 2020년 당시에는 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을 고려하더라도 그의 잠행이 집권 후 첫 사례여서 ‘건강 이상설’까지 불거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올해 태양절이 북한이 중시하는 정주년(5,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이 아닌 데다, 촘촘한 국방력 강화 일정 속에 굳이 선대 우상화 행사에까지 얼굴을 비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일각에선 북한이 최근 우상화 초점을 선대보다 ‘김정은 개인’으로 차츰 옮겨가는 선전선동 전략을 보여, 이런 경향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달에도 태양절 경축 분위기는 예년처럼 이어가고 있지만 김정은의 노동당 제1비서 추대 기념일(4월 11일)과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추대 기념일(4월 13일)도 그에 못지않게 성대하게 챙기는 모습이다.

지난 2월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광명성절) 81주년에도 김 위원장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는 관영 매체 보도가 없어 관심을 끈 바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번 김일성 생일에 전국의 학생 소년들에게 선물을 보내 명절 분위기를 띄웠다. 중앙통신은 "4월의 봄 명절을 맞으며 전국의 원아들과 어린이들, 소학교 학생들이 온정어린 선물을 받아안았다"고 보도했다.

임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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