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시리즈 덮친 두산의 실책 악몽
실책의 악몽이 두산을 괴롭히고 있다. 라이벌 LG를 맞은 잠실 시리즈 첫 2경기에서 실점으로 이어지는 실책이 쏟아져 나왔다.
지난해 두산은 실책 118개를 저질렀다. 리그에서 3번째로 많았다. 탄탄한 수비로 명성 높았던 과거 두산과는 어울리지 않는 숫자였다.
이승엽 감독의 취임 일성도 실책이었다. 이 감독은 지난해 10월 취임식에서 “(지난 시즌은) 실책이 가장 큰 문제였다”며 “우리 팀 실수로 상대에게 기회를 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나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던 실책이 라이벌과 경기에서 이어졌다. 14일 LG전 3회와 4회, 2루수 이유찬과 유격수 김재호의 실책이 대량실점으로 연결됐다.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가 4이닝 동안 1자책에 7실점을 기록한 이유다. 이 감독이 “부끄러운 경기였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던 15일 LG전에도 실책이 나왔다. 6회 2사 1루에서 문보경의 2루타에 2루수 강승호의 홈 송구를 포수 양의지가 받지 못하면서 타자 주자까지 홈을 밟았다. 이틀 동안 두산은 실책만 6개를 저질렀다. 2루수와 유격수, 센터 내야에서만 4개가 나왔다.
두산 센터 내야진은 세대교체 과도기를 관통하고 있다. 최주환이 SSG로 FA 이적했고, 오재원은 은퇴했다. 김재호가 있다고 하지만 1985년생, 올해로 38세다. 야구선수로 황혼기에 이르렀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빠진 자리가 바로바로 채워진다면 좋겠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시범경기 기간에도 이 감독은 유격수 자리를 콕 집어 “유격수 후보 모두 성에 차지 않는다. 특별한 장점이 있어야 하는데 그만그만한 수준”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른 대안은 없다. 이유찬(25), 안재석(21) 등 젊은 내야수들의 성장이 절실하다. 지난해 두산이 기록한 실책은 모두 118개. 올시즌 어떤 숫자를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10 구단 중 두산의 위치가 달라질 수 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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