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홀로 짊어졌던 한국 피겨, 이제는 이해인-차준환 있어 외롭지 않아

김하진 기자 2023. 4. 1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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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환. ISU 공식 트위터



‘피겨 여왕’ 김연아(은퇴)가 현역 생활을 할 때까지만해도 한국은 피겨스케이팅의 불모지였다.

김연아는 홀로 태극기를 달고 험난한 과정을 헤쳐나갔다. 그의 마지막 올림픽이었던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다른 나라는 팀으로 움직이는데 나는 혼자였다”고 말해 그간 홀로 견뎌왔던 외로움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김연아가 개척한 한국 피겨는 이제 더이상 외롭지 않다. 남녀 피겨스케이팅에서 맹활약하는 선수들이 나오면서 한국 피겨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이해인. ISU 공식 트위터



한국은 지난 15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 팀 트로피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팀 트로피 대회는 2009년 시작된 피겨 국가대항전으로 2년에 한번씩 열리며 한 시즌 동안 좋은 성적을 거둔 6개국이 경쟁한다.

대회 전까지 처음으로 출전한 한국이 메달을 딸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은 거이 없었다. 단체전인 페어와 아이스댄스의 기량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은 남녀 싱글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내 한국을 메달권까지 끌어올렸다.

대표팀 ‘주장’을 맡은 차준환(21·고려대)와 이번 시즌 물오른 기량을 자랑 중인 이해인(17·세화여고)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해인은 13일 열린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올클린 연기를 펼치며 12명의 선수 중 1위를 차지했다. 지난 3월 말 세계선수권 준우승을 차지했던 이해인은 당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일본 사카모토 가오리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어 14일 열린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완벽한 연기로 1위에 올랐다. 쇼트프로그램(76.90점)과 프리스케이팅(147.32점) 모두 개인 최고점을 경신했다. 한국은 랭킹 포인트 12점씩 총 24점을 가져갈 수 있었다.

차준환도 점수를 보탰다.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101.33점을 받아 12명의 출전 선수 중 2위에 올랐다. 한국 남자 싱글 사상 처음으로 쇼트프로그램 100점을 넘겼다. 15일 대회 마지막 종목인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87.82점을 받아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차준환은 쇼트에서 11점, 프리에서 12점을 한국에 안겼다.

이해인, 차준환 두 명만으로 47점을 올린 한국은 총점 95점으로 일본을 1 점차로 제쳤다.

두 명은 은반 밖에서도 분위기 메이커였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각국 선수들은 키스 앤드 크라이존을 자신들만의 분위기로 가꿨다. ‘KOREA’라는 커다란 풍선으로 포인트를 준 한국 선수들은 각자 응원 도구를 들고 응원전을 펼쳤다. 차준환은 왕관을 썼고 이해인은 병아리 인형을 들고 별명인 ‘삐약이’ 답게 팀 분위기를 살렸다.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평균 나이는 20세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 중 가장 어렸다. 하지만 또래들끼리모인만큼 똘똘 뭉쳐 좋은 결과를 이뤄냈다.

차준환은 ISU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한국 대표팀이 매우 자랑스럽다. 좋은 결과를 얻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는 대회를 즐겼고, 푹 빠져서 연기했다”고 만족해했다. 이해인도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만족할 만한 경기를 펼쳐 정말 기쁘다 ”며 “대한민국 선수단의 열광적인 응원에 힘입어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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