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김일성 생일인데…'조용히' 넘어간 김정은

김태훈 2023. 4. 16. 14:4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5일은 북한 최대 명절로 통하는 '태양절'이다.

이는 김정은 현 국무위원장의 할아버지 김일성(1912∼1994)의 생일 4월 15일을 기리고자 제정한 날이다.

태양절 이튿날인 16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군 간부 등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北 매체에 '금수산궁전 참배' 보도 안 보여
"선대보다 내가 더 중요" 김정은 의도 반영

15일은 북한 최대 명절로 통하는 ‘태양절’이다. 이는 김정은 현 국무위원장의 할아버지 김일성(1912∼1994)의 생일 4월 15일을 기리고자 제정한 날이다. 그런데 김 위원장이 태양절을 맞아 할아버지와 아버지 김정일(1942∼2011)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는 뉴스가 나오지 않아 그 배경을 놓고서 궁금증이 일고 있다.

태양절 이튿날인 16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군 간부 등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등 이름이 거명됐다. 일반 주민들은 평양 만수대 언덕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찾아 헌화했다.
2021년 4월 15일 태양절을 맞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 2번째)이 부인 리설주 등과 함께 김일성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 모습. 연합뉴스
다만 조선중앙통신이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 어디에도 김 위원장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보도는 등장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2011년 집권 후 태양절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건 코로나19 대유행이 심각하던 2020년 이후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태양절은 물론 광명성절(2월 16일·김정일 생일)에도 늘 고위 간부를 대동하고 금수산궁전을 참배했다. 북한 매체들은 이를 당일이나 이튿날 오전 6시 보도했으나, 이번에는 관련 보도를 찾아볼 수 없다.

이를 두고 북한의 권력이 김 위원장한테 완전히 넘어갔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집권 초반만 해도 권력 기반이 취약해 김일성, 김정일 등 선대(先代) 지도자의 후광에 의존해야 했던 김정은이 이제 당·정·군을 완전히 장악한 만큼 굳이 선대를 강조할 필요성이 없어졌다는 얘기다.

더욱이 올해 태양절은 정주년도 아니다. 5,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를 뜻하는 정주년은 북한에서 매우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침 올해 태양절은 김일성 출생 111주년에 해당한다. 110주년도, 115주년도 아닌 만큼 김 위원장으로선 ‘굳이 선대 우상화 행사에 얼굴을 비출 필요는 없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0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6차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보도하며 공개한 사진. 평양=AP뉴시스
일각에선 “북한이 최근 우상화 초점을 김일성, 김정일 등 선대보다 ‘살아있는 권력’인 김 위원장 본인으로 차츰 옮겨가는 선전선동 전략을 쓰고 있다”며 “이런 경향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란을 관측을 내놓는다.

김 위원장이 지난 13일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참관한 점도 그의 결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자리에는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딸 김주애,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함께했다. 이른바 백두혈통을 과시한지 이틀 만에 또 김 위원장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