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영아 꼭 나아라’…소아암 소녀팬 쾌유를 기원한 성남FC
전반 37분 박수가 터져나왔다. ‘힘을 내라, 시영’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도 등장했다. 성남FC 서포터스와 관중은 소아암 투병 중인 홍시영양(11) 쾌유를 기원하는 의미로 자리에서 일어나 37초간 박수를 보냈다. 홍양은 본부석에서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 마스크 속에는 예쁜 미소가 살포시 드리워졌을 것이다. 37은 홍양 생일인 3월7일을 의미했다.
16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2부리그 성남-천안시티전 주인공은 홍양이었다. 성남 구단은 서포터스를 통해 성남 팬인 시영양의 투병 사실을 접한 뒤 이날 경기를 쾌유 기원 경기로 치렀다. 홍양도 부모를 졸라 경기를 직관했다.
성남 선수들은 쾌유를 기원하는 티셔츠를 입고 입장했다. 구단 직원들도 티셔츠를 입고 일했다. 티셔츠를 구입해 입은 관중도 눈에 띄었다. 티셔츠에는 ‘#시영아 힘내 #우리가 함께 할게’라는 문구와 함께 공을 차는 홍양 캐릭터가 그려졌다. 성남 선수들은 경기 전 전광판 영상을 통해 쾌유를 기원하는 릴레이 응원 문구도 전했다.
신상진 구단주(성남시장)도 경기장을 찾아 홍양을 격려했다. 신 시장은 “홍양이 어제 퇴원해서 오늘 경기장에 왔다”며 “성남, 천안 팬 모두 쾌유를 기원해달라”고 말했다. 김영하 성남구단 대표는 “우리는 승격할 테니 시영이는 꼭 낫기를 바란다”며 홍양과 약속했다. 홍양은 골키퍼 김영광 팬이다. 김영광은 경기에 앞서 주장 심동운, 지난해 주장 권순형과 함께 홍양을 찾아가 쾌유를 기원하는 의미로 자신이 사용한 골키퍼 장갑을 선사했다.
홍양은 수줍은 듯 말을 좀처럼 하지 않았다. 부모가 대신 묻는 말에는 예쁜 미소와 짧은 단어로 답했다. 홍양은 ‘성남이 강등돼 속상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얼굴을 살짝 찡그리며 고개를 살짝 끄덕이기도 했다. 엄마 박종임씨는 “시영이가 선수단 사인을 받고는 아픈 와중에도 계속 웃었다”며 “구단 초청으로 이런 자리까지 마련해주시니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빠 홍진근씨는 오랜 성남 팬이다. 결혼한 뒤 가족 모두 성남 팬이 됐다. 홍씨는 딸의 손을 꼭 잡고는 “시영이가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 성남 선수단을 응원하는 그림을 자주 그렸다”며 “오빠, 엄마, 아빠와 함께 주말에 공도 찼고 공도 썩 잘 찬다”고 말했다. 오빠 홍도경군(14)은 김영광과 기념사진을 찍는 동생을 부러운 눈치로 바라봤다.
성남은 이날 쾌유 기원 티셔츠 100장을 만들어 판매했다. 입장 수익 일부도 치료비로 전달된다. 팬툰 작가 유월은 스티커를 판매한 수익금 전액을 홍양에게 건넨다. 성남 서포터스도 홍양 치료비를 모으고 있다. 홍양을 위해 더 열심히 뛴 성남은 이날 정한민과 데닐손의 골로 2-0으로 이겼다. 정한민은 결승골을 넣은 뒤 홍시영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동료들과 함께 들어보였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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