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휘발유 가격 어느새 ‘1700원대’, 기름값 상승 이제부터?

박상영 기자 2023. 4. 16. 14:3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내 한 셀프 주유소에서 시민이 주유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주 서울 휘발유 가격이 약 5개월 만에 리터(ℓ)당 1700원대를 기록했다.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을 줄이기로 한데다가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세수 감소로 다음 달 정부의 유류세 인하 혜택 폭이 축소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휘발유·경유 가격은 더 가파르게 오를 전망이다.

1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을 보면 4월 둘째 주(9∼13일) 서울지역 휘발유 가격은 ℓ당 1710.1원을 기록했다. 서울지역 휘발유 가격이 1700원대를 돌파한 것은 지난해 11월 5주(1702.18원) 이후 처음이다.

지난주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도 ℓ당 1631.1원으로 전주보다 30.2원 올랐다. 지난해 12월 말 1520원대까지 떨어졌던 휘발유 가격은 최근 국제 유가 상승으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경유 가격도 전주보다 ℓ당 13.5원 오른 1534.3원에 판매됐다. 경유 판매 가격은 지난주까지 20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 이번 주 들어 상승세로 바뀌었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모두 상승한 데는 최근 국제유가가 뛰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 수입되는 원유인 두바이유의 지난주 평균 가격은 배럴당 85.6달러로, 지난해 11월 셋째 주(87.5달러) 이후 가장 높았다. 이달 초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러시아와 남미 국가가 참여한 오펙 플러스(OPEC+)가 다음 달부터 하루 116만 배럴 규모의 원유 추가 감산을 발표하면서 수급에 대한 우려로 지난 13일에는 87.36달러까지 올랐다.

유가 상승세는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로이터가 46개 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올해 배럴당 브렌트유 평균 가격은 90.5달러,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85.4달러였다. 이들 기관은 중국을 중심으로 석유 수요가 가파르게 회복되면서 유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지난달 중국 주요 도시의 도로 혼잡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7% 증가하는 등 운송 연료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중국 석유제품 소비에서 운송연료 비중은 약 절반에 달한다. 올해 1∼2월 중국 산업생산도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반등에 성공하는 등 산업부문 수요도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달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도 올해 중국의 석유제품 수요가 하루 1586만 배럴로 전년보다 71만 배럴(4.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 중단으로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면서 유가는 상승 곡선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유가 상승은 경기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최근 둔화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져 세계 경제성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로 다가온 유류세 인하 종료를 앞두고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현재 정부는 휘발유 25% ·경유 37% 유류세 인하 조치를 시행 중이다. 최근 세입 예산대비 부족한 세수를 고려하면 유류세 인하 폭을 축소해야 하지만 물가가 다시 상승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어 정부로서는 딜레마에 직면한 상황이다. 정부가 올해 1월 1일 휘발유에 부과되는 유류세 인하 폭을 37%에서 25%로 축소했을 당시, 휘발유는 ℓ당 99원 올랐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