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 비대면서 대면 소비로 국면 전환
마스크 해제에도 물가탓 ‘부진’
온라인 주춤…오프라인 소비 늘어
16일 대한상공회의소가가 국내 소매유통업체 500곳을 상대로 올해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73으로 집계됐다. RBSI는 유통기업 경기 판단과 전망을 조사·지수화한 것으로 기업 체감경기를 나타낸다.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줄곧 하향세를 보이던 소매유통업체 체감경기는 일단 2분기에도 그 전망이 여전히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수값은 1년만에 소폭 반등(64→73·이하 1년간 변동)했다. 상의 측은 “4년만의 마스크 의무 해제와 온화한 날씨로 야외 활동이 증가하면서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일부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다고”며 “다만 고금리에 부채 상환이 늘고 대출은 어려워 소비 여력이 크지 않은 데다 먹거리 등 생활 물가 수준이 높아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고 분석했다.
모든 유통업태가 기준치(100)를 밑돈 가운데 백화점(71→94)은 업태 중에서 가장 양호한 전망치를 보였다. 대형마트(83→87), 편의점(58→80), 슈퍼마켓(49→58), 온라인쇼핑(65→66) 등 모든 업태에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백화점은 가장 높은 전망치를 기록했다. 소비 심리 위축, 해외 여행 재개 등의 영향으로 그간 백화점 성장을 이끌었던 명품 판매 실적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와 야외 활동 증가로 화장품과 패션 등 외출 관련 상품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형마트는 고물가로 인한 장바구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세일, 특가 행사 등을 지속적으로 계획하고 있어 매출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면 봄철 외식이 늘고 가공식품 등 서민 먹거리 물가가 높다는 점은 부정적 요인으로 지목됐다.
편의점은 도시락 등 즉석식품과 가공식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데다 봄철 유동인구와 나들이객 증가가 예상되면서 매출 상승에 대한 가장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지난해 대비 5% 인상된 최저임금은 인건비 부담으로 작용해 전망치 상승을 제약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온라인쇼핑(66)은 엔데믹에 따른 일상 회복이 본격화하면서 비대면 소비에서 대면 소비로 소비 흐름 전환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돼 전망치가 기준치(100)를 크게 밑돌았다.
국내 소매유통업체들의 최근 경영 애로 요인으로는 소비 위축(38.2%)을 가장 많이 꼽았고 비용 상승(22.8%), 소비자 물가 상승(15.4%), 상품 매입가 상승(10.6%), 경쟁 심화(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장근무 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저성장 시대에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은 합리적이고 알뜰한 소비를 지향하는 가성비 쇼핑을 선호하고 있다”며 “높아진 물가와 금리 수준으로 인해 제한된 소비 여력을 극대화하려는 소비자층을 적극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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