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씨티은행 ‘깜짝실적’...은행株 불안 잠재웠다

JP모건, 美지역은행 파산 반사익
순익 52% 증가에 주가 7% 급등
씨티은행 블랙록도 호실적 내놔
실적발표 앞둔 테슬라 가격인하에
니콜라 리비안 루시드 주가 급락

미국 중·소형 지역은행들의 파산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형 은행들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JP모건, 씨티은행 등 주요 미국 금융주들은 호실적에 매수세가 몰리며 주가가 급등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JP모건은 올해 1분기 순이익으로 126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2% 급증한 수치다. 주당순이익(EPS)는 4.1달러로 월가의 컨센서스(추정치)인 3.41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매출액도 383억5000만달러로 컨센서스(361억3000만달러)를 상회했다. 채권 미실현손실 급증과 고객 예금 대량 이탈로 은행주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JP모건의 고객 예금은 작년 말 보다 370억달러 증가했다.

씨티그룹의 경우에도 1분기 순이익이 4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 늘었다. 씨티그룹의 주당순이익은 1.86달러로 월가 추정치인 1.69달러를 웃돌았다. 그 밖에 웰스파고의 주당순이익도 1.23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1.13달러)를 넘어섰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예대마진이 커져 수익성이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중소 지역 은행의 붕괴로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대형 은행으로 돈을 옮기며 큰 혜택을 봤다”고 분석했다.

깜짝 실적에 주요 은행주 주가는 급등했다. JP모건 주가는 14일 하루에만 7.55% 상승했다. 이날 JP모건의 거래량은 전 거래일 대비 252% 급증했다. 씨티그룹 주가도 4.78% 올랐다. 세계 1위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주당순이익은 7.93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지만 월가 예상치(7.78달러)는 웃돌았다. 이에 블랙록 주가도 14일 3.07% 상승했다.

1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 진행 중인 가운데 이번 주(17~21일)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경기둔화가 기업 마진율에 미친 영향 정도에 따라 향후 증시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다.

미국 증시에 따르면 이번 주 찰스슈와브,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주요 미국 금융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추가 부실 우려가 컸던 찰스슈와브,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실적이 나쁘지 않다면 은행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 넷플릭스, ASML 홀딩, IBM, 램리서치 등 기술·성장 기업들의 실적도 발표된다.

서학개미 투자자들은 19일 테슬라 실적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4일 뉴욕증시에서는 테슬라의 가격인하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기차 관련업체인 니콜라(-15.45%) 리비안(-6.89%) 루시드(6.30%) 모두 급락했다. 로이터는 테슬라가 유럽 등지에서 모델3와 모델Y가격을 인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매일경제와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가 공동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의 주식 위험 관리 지표 ‘붐&쇼크지수’는 이번 주 미국판과 한국판의 위험도를 4주 연속 하향 조정했다. 서학개미용 미국판은 11에서 2로, 한국판은 5에서 0으로 낮아졌다. 붐&쇼크지수에서 0~10은 ‘현금 비중 축소’, 11~50은 ‘중립’, 51~100은 ‘현금 비중 확대’를 뜻한다.

오대석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 홍콩법인장은 “은행 시스템 위기 구간은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