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이 ‘이 영화’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꼭 봐달라고 했다

이유진 2023. 4. 16. 14: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윤석열 대통령님, 저희 영화 언제 한번 보시고 평을 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윤석열 대통령님, 저희 영화 정말 세월호 참사에 대해 무언가 보여주는 모범적인 다큐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정말 슬프지 않고 사람들에게 감동도 주면서 세월호 유가족이지만 이렇게 세상에 다시 힘 딛고 일어나는 모습들도 보여주고 있거든요. 저희 영화 언제 한번 보시고 한번 평을 좀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의 연극 ‘장기자랑’ 제작과정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 <장기자랑>의 한 장면. 사진 영화사 진진 제공

“윤석열 대통령님, 저희 영화 언제 한번 보시고 평을 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2014년 4월16일 이미경씨는 세월호 참사로 아들 이영만군을 떠나보냈다. 이씨는 아들을 잊지 않기 위해, 다시 살아가기 위해 무대에 올랐다. 이씨를 포함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엄마 6명과 생존자 학생 엄마 1명 등 7명은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에서 배우로 활동 중이다. 지난 5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장기자랑>은 어느새 베테랑 극단이 된 ‘노란리본’의 세 번째 연극 ‘장기자랑’의 제작과정을 담았다. 연극 ‘장기자랑’은 고등학생들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기 전 함께 장기자랑을 준비한다는 줄거리로, 엄마들은 단원고 교복을 입고 9년 전 별이 된 아이들을 무대로 불러낸다.

이씨는 지난 13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연극 첫 회를 마친 뒤 일화를 공개했다. 이씨는 “(공연이 끝나고) 지인이 전화가 와서 ‘네가 무대에 딱 섰는데 너를 보는 게 아니라 영만이를 보는 것 같았다’고 했다”며 “엄마들의 얼굴에서 그냥 아이가 보여지는 거다. 그래서 처음에는 엄마들이 정말 너무 아팠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이 연극은 결코 슬픈 연극이 아니라고 이씨는 말한다. 이씨는 “아픈 장면도 있지만 사실은 즐거운 장면이 훨씬 많다. 그냥 열여덟의 고등학생 아이들이 수학여행에 가서 장기자랑을 펼칠 때 친구들이랑 모여서 연습하지 않나. 그런 연습장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대 위에서 엄마들은 아이돌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른다. 9년 전 아이들은 제주도에 도착하지 못했지만 연극 속 아이들은 무사히 제주에 도착하고 제주도 여행을 하면서 막이 내린다. 이씨는 연극의 제작과정을 담은 영화 역시 “재미있고 유쾌하고 발랄해서 그동안 많이 아파하셨던 분들에게 위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의 연극 ‘장기자랑’ 제작과정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 <장기자랑>의 한 장면. 사진 영화사 진진 제공

이씨는 윤 대통령에게 영화 <장기자랑>을 꼭 봐달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님, 저희 영화 정말 세월호 참사에 대해 무언가 보여주는 모범적인 다큐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정말 슬프지 않고 사람들에게 감동도 주면서 세월호 유가족이지만 이렇게 세상에 다시 힘 딛고 일어나는 모습들도 보여주고 있거든요. 저희 영화 언제 한번 보시고 한번 평을 좀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지난해 참사 8주기 당선자 신분이던 윤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8년 전 오늘 느꼈던 슬픔을 기억한다”며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가장 진심 어린 추모는 대한민국을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믿는다. 안전한 대한민국이 될 때까지 노력하겠다. 잊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영화 촬영 전 유가족들은‘밥 먹는 장면은 찍지 않는다’는 규칙에 합의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씨는 “(2014년) 광화문에서 (단식) 투쟁할 때 우리 앞에서 피자를 쌓아놓고 먹는 ‘폭식투쟁’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정말로 많은 상처를 받았었다”며 “영화 속에 우리 아이(영만군) 생일 축하 케이크 불고 하는 그런 장면 말고는 밥 먹는 장면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기사의 타임톡 서비스는
언론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