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9주기…목포신항 선체 앞서 눈물의 추모 행사

정선형 기자 2023. 4. 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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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9주기를 앞둔 지난 13일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 인근에 조성 중인 국민해양안전관에 기억과 기다림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아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사가 곳곳에서 열렸다. 참사를 계기로 만들어진 ‘국민안전의 날’ 행사도 진행됐다.

시민단체 ‘세월호잊지않기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는 16일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 앞에서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을 열었다. 이날 기억식에는 100여명의 추모객이 함께 참석해 참사를 기억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목포혜인여고 3학년 이윤하 양은 “당시 10살의 어린 아이였던 저는 이제 단원고 언니 오빠들보다 더 많은 나이가 됐다”며 “더 아름답게 만개했을 4월의 봄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울먹이는 목소리로 “다시는 이러한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서로를 지키자. 사랑하고 그리워하자”며 “노란 리본처럼 우리 가슴에 영원히 새겨질 아름다운 영혼들의 평안한 영면을 빈다”고 말했다. 이 양의 추모사를 들은 추모객들은 연신 눈물을 닦아내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주최 측도 선언문을 통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국가의 책임을 따져 물었다. 이들은 “사고가 난 그날, 그 시간 국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그날 국가는 없었다. 침몰한 것은 세월호가 아니라 국가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는 누구를 탓할 기운도 없다”며 “이제는 기억에 머무르지 않고 진실 규명과 안전 사회를 위한 책임자 처벌을 위해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세월호 참사 9주기를 사흘 앞둔 13일 오전 전남 목포시 달동 목포신항 철제부두에 지난 2017년 사고해역에서 인양한 선체가 보존돼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들의 추모식도 이날 인천가족공원에서 열렸다. 4·16 재단이 주최한 추모식에는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해 유정복 인천시장,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유가족의 아픔을 위로한 이날 행사는 묵념, 추모사, 추모 공연, 헌화, 추모관 관람 등 순으로 1시간가량 진행됐다.

전태호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 협의회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은 아직도 바다 깊은 곳에 있지만, 우리가 기억하고 계속 관심을 두면 진상은 규명될 것”이라며 “진상이 규명되고 우리 사회가 희생자들을 온전히 추모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유 시장도 추모사에서 “9년이 흘렀어도 아픔은 그대로”라며 “세월호 참사는 안전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을 일깨웠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에는 타협이 있을 수 없다”며 “아직도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한 유가족의 슬픔을 헤아리고 함께 나누겠다”고 말했다. 인천가족공원 안에 있는 세월호 추모관에는 안산 단원고 학생과 교사 희생자들을 제외한 일반인 희생자 45명 가운데 39명의 봉안함과 위패가 안치돼 있다.

전날 인천시청 앞 광장에서는 ‘세월호 참사 9주기 인천추모위원회’ 주최로 추모 문화제가 열었다. 인천추모위는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를 추모 주간으로 정하고 4.16km 시민 함께 걷기, 세월호 선체 방문, ‘노랑드레 언덕’ 조성, 선상 추모 행사 등을 진행했다.

정부 차원에서는 제9회 국민안전의 날을 기념해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국민안전 실천대회가 열렸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민간단체 관계자와 일반 시민 등 200여 명이 모여 안전 실천을 다짐했다.

안전실천 이웃으로 초청된 신민제(16·여의도고 1학년) 학생과 이수민(19·충주상업고 3학년) 학생의 생활 속 안전실천 의미를 담은 개회선언으로 행사가 시작됐다. 신민제 학생은 지난해 8월 집중호우 때 물에 잠겨가던 반지하 방으로 뛰어 들어가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를 구조했다. 이수민 학생은 지난해 12월 매서운 한파에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던 시민에게 자기 겉옷과 목도리를 벗어주고 응급처치를 해 생명을 구했다.

국민과 함께 부르는 애국가 제창에는 2022년 어린이 안전일기 쓰기 공모전에서 각각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받은 임승준(대구 장산초 3학년), 김라현(대구 비슬초 2학년) 학생과 평소 안전 사회를 위해 힘쓰는 시민단체가 참여했다. 국무총리의 대회사와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종합대책 소개 이후에는 일반 국민, 시민단체, 기업, 교육기관, 정부 관계자들이 사회 각계를 대표해 안전실천선서를 낭독했다.

정부는 전 지자체를 중심으로 4월 10일부터 28일까지 국민안전주간을 운영해 지자체별 캠페인과 다양한 안전체험행사를 열도록 했다.

정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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