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크랩 사와라"…장수농협 직원 괴롭힘 진짜로 있었다

구경민 기자 2023. 4. 1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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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농협 직원이 직장내 괴롭힘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조사 결과 밝혀졌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 사측이 편향적으로 조사해 사실을 은폐하고 오히려 불이익을 주는 행위는 노동 현장에서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로,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농협과 수협에 대한 기획감독도 엄정히 실시하고 결과를 상세히 알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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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장수농협 직원이 직장내 괴롭힘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조사 결과 밝혀졌다.

고용노동부는 전주고용노동지청이 1월 27일부터 지난 7일까지 장수 농협을 특별근로감독한 결과 총 15건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실을 확인해 6건을 형사 입건하고 과태료 총 6770만원을 부과했다고 16일 밝혔다.

감독결과 A(32)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올해 1월12일 직전까지 다수 상급자로부터 직장내 괴롭힘을 당했다. A씨는 27만5000원짜리 킹크랩을 사 오라는 요구를 받기도 했다.

A씨가 괴롭힘을 당한 사실을 사측에 신고한 이후에는 부당한 업무명령을 하거나 경위서 작성을 요구하는 등 불리한 처우가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신고 이후 A씨는 다른 부서로 발령됐는데, 내부 전산망이 접속되지도 않는 PC(개인용 컴퓨터)가 배정됐다.

또 A씨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받은 사측은 문제 해결을 위해 공인노무사를 선임했는데, 노동부가 압수수색을 통해 파악한 결과 이 노무사는 가해자와 지인 관계로 드러났다. 이 노무사는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누설했고 편향적인 조사를 통해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결국 A씨는 결혼한지 석달도 되지 않은 1월 12일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에 고용부는 같은 달 27일 특별근로감독에 나섰다. 특별근로감독은 직장 내 괴롭힘이나 성희롱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에 대해 실시하는 감독이다.

고용부는 2달여간의 감독 끝에 다수 상급자가 A씨에게 사망 직전까지 면박성 발언을 하고 킹크랩을 사오라고 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이 사실이라고 결론 내렸다.

고용부는 가해자 4명에 대해 사측에 징계를 요구하고 그 결과를 제출하도록 했다.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과정에서 신고 사실을 누설한 공인노무사에 대해서는 징계를 요구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번 감독에서 해당 농협이 조기출근에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등 4억원 상당의 '공짜 노동'을 하게 하고, 1주 12간 연장근로 한도를 총 293회 위반한 사실도 드러났다. 또 취업규칙 변경사항을 신고하지 않고, 정기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지 않는 등 총 15건의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도 적발됐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 사측이 편향적으로 조사해 사실을 은폐하고 오히려 불이익을 주는 행위는 노동 현장에서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로,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농협과 수협에 대한 기획감독도 엄정히 실시하고 결과를 상세히 알리겠다"고 했다.

이어 "성공적인 노동개혁은 국민의 신뢰를 기초로 가능한 만큼, 노사를 불문하고 불법행위에는 철저한 근로감독을 통해 단호히 대응해 취약계층의 노동권을 제대로 보호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구경민 기자 kmk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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